북미, 비핵화 세부협상 놓고 ‘밀당’ 본격화 기사의 사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다음 달 11월 6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서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선거 막판 유세 일정 등을 감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이지만, 핵 신고와 종전선언 등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 국면에 돌입한 만큼 그 시기는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 두 번째 회담은 시간보다는 비핵화 실무협상의 방향과 성과에 달리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며 “나는 (중간선거 때문에) 지금 떠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소에 대해선 “백악관은 3∼4곳을 놓고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도 환상적이었지만 아마 다른 곳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미 간 ‘투웨이 외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북·미)는 미국 땅과 그들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것은 양방향(two-way street)”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회담 날짜를 미루면서 자신의 명운을 가를 중간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북·미 간에 시한 없는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시간에 쫓겨 졸속 합의는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비핵화에 대해 “시간싸움(time game)은 안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앞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빨리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여유가 있는 11월 셋째 주에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회담이 연내에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미국은 실무협상 개최에 적극적인데 북한이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북한의 경제 발전과 제재 완화라는 당근책을 던졌다. 그는 “북한은 매우 성공한 나라가 되고,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며 “북한이 그 길을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 매우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나라와 국민, 기업인과 은행들이 대북한 투자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며 “관계는 좋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중·러 3자 외교차관은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비핵화는 단계적·동시적 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북 제재 재검토도 촉구했다고 타스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공동성명에서 “3자는 유엔 안보리가 조속한 시일 내에 대북 제재 재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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