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국세수입이 21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7000억이나 늘었다. 법인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3000억원, 소득세 수입이 7조7000억원 늘었다. 세수 진도율도 1년 전보다 4%포인트 상승한 79.5%를 기록했다. 1년 동안 걷을 세금 가운데 80%가 1∼8월 중에 이미 걷혔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아 세금이 많이 걷혔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민간소비 증가율이 둔화되고 설비투자는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한쪽에서는 재정을 풀고 다른 쪽에서는 재정을 거둬들이는 엇박자가 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확장적이 아니라 긴축 재정정책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세수 증대는 민간부문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반가워할 일이 아니다. 높은 세 부담으로 오히려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세수 확대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건 민간부문의 활력을 제고시키는 일이다.

국세청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실적 호조, 세원 투명화 등으로 세금이 잘 걷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빅데이터 등 정보의 우위를 바탕으로 납세자를 쥐어짜 세수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쥐어짜기를 통한 법인의 세금은 결국 하청·협력업체, 소비자에 전가돼 물가를 올리는 작용을 한다. 금년에도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반복되는 세수추계 오류도 문제다. 지난해 23조원이 추계보다 더 걷혔고 올해는 이를 크게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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