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황폐화된 제주도 위해 50여년 헌신, 아일랜드 신부가 만든 복지기관 올 아산상 대상 기사의 사진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설립자인 고 맥그린치 신부가 생전에 환자를 돌보는 모습. 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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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사건과 한국전쟁 이후 황폐화된 제주도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푸른 눈의 신부가 세운 복지사업 기관이 올해 아산상 대상을 받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제주도 농촌 지역 주민의 빈곤 해소와 복지 증진에 기여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30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아일랜드 출신의 고(故) 패트릭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1962년 설립한 협회는 목장과 농장, 공장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의료기관과 노인요양원, 어린이집, 청소년수련시설을 꾸려나가는 복지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54년 스물여섯살에 제주도에 부임한 맥그린치 신부는 빈곤 속에 살아가는 제주도 농촌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위해 한라산 중턱 산간을 개간해 성이시돌목장을 세웠다. 또 일자리를 찾아 육지로 떠나는 여성들을 위해 양털 방직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70년엔 성이시돌의원을 열어 극빈 환자들을 무료 진료했고 2002년부턴 제주도 최초의 호스피스의원으로 전환해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 삶을 돌보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4월 90세로 제2의 고향인 한국 땅에서 눈을 감았다. 아일랜드 출신 마이클 리어던 조셉 신부가 그의 뒤를 이어 2010년부터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셉 신부는 “맥그린치 신부의 뜻을 이어받아 제주 도민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봉사하고 헌신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산의료봉사상은 2005년부터 13년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오지를 찾아다니며 5만명의 주민을 치료한 의사 이재훈(51)씨가 수상한다. 이씨는 “현지 의사들을 양성시켜 마다가스카르의 의료 자립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25년간 가정해체나 경제적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한국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 200여명의 자립을 이끈 프랑스 출신의 허보록(59·본명 필리페 블롯) 신부는 사회봉사상을 받는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22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다. 대상에게는 3억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에는 각 1억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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