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유은혜 패싱’, 국감장 나가고, 차관에만 질의하고 기사의 사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단상)이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온 뒤에도 유 부총리를 인정 못한다는 뜻에서 차관이나 실·국장에게 질의했다. 윤성호 기자
국회에서 11일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는 ‘유은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지난 4일 대정부 질문에 이어 이날도 야당은 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망신주기에 몰두했다. 야당 의원들은 유 장관이 증인 선서를 하려 하자 이를 외면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돌아와서는 장관 대신 교육부 차관에게만 질의하는 ‘유은혜 무시하기’ 전략을 펼쳤다. 교육 현안에 대한 질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감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야는 시작부터 정면충돌했다. 이찬열 위원장이 회의 시작과 함께 “증인 선서를 받겠다”고 말하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으로 이를 막아섰다. 유 장관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증인 선서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곽 의원은 청문회에서 제기됐던 의혹을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장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것을 왜 재탕 삼탕하는지 모르겠다”며 “장관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결국 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유 장관은 증인 선서를 했다.

본격적으로 국감이 시작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돌아왔다. 대신 유 장관을 외면한 채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나 실·국장 등을 상대로만 현안을 물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국민은 의원님을 아직 부총리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국당은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면서 “질의는 차관에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차관이나 실·국장들은 무상교육이나 영어교육 금지 완화 등 교육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밤 늦게 국정감사를 마칠 때까지도 유 장관을 철저히 외면했다.

유 장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고교 무상교육을 2019년으로 앞당기고 교육급여 지급액 인상, 반값 등록금 수혜자 확대 등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장을 맡은 김영란 전 대법관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한표 한국당 의원이 유 장관 임명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전 대법관은 “제가 이 자리에서 증인으로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공론화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은 공론화 과정에 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제도화하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공론화 전반에 대해선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다시 이런 일이 주어지면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교육부 직원들은 야당의 ‘유 장관 패싱’ 전략에 대해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때와 유사한 ‘투명인간 만들기’ ‘김상곤 재탕 감사’란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부총리 때도 야당 의원들은 논문 표절 의혹 등이 해명되지 않았다며 차관에게 질의했다.

김판 이도경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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