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도미노, “어린이집 부정수급도 밝혀달라” 기사의 사진
학부모들 사이에선 비리 정황이 드러난 사립유치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비리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리 사립유치원’의 실명이 공개된 지난 11일 이후 14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간어린이집 중에서도 아이들 식비로 자기들 배를 채우려고 하는 곳이 많다”며 “어린이집 부정수급도 조사해 밝혀 달라”고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어린이집을 관리, 감독하는 보건복지부는 최소 연 2차례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문제를 적발해 처분을 내린 어린이집을 공개하고 있다. 부정수급으로 운영정지나 시설폐쇄, 과징금 처분을 받은 곳은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info.childcare.go.kr)에 실명과 사유, 처분사실이 공개된다. 이 포털에는 현재까지 116곳 어린이집의 위반 내용이 게재됐다. 정부는 다만 행정지도나 시정명령 등 가볍게 처분한 곳은 공개하지 않는다.

복지부와 지자체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 방식으로 합동점검을 진행한다. 전국 어린이집 4만여곳 가운데 3500여곳을 조사한다. 부정수급 민원이 있거나 보육통합정보시스템 상 지출이나 예·결산 보고에서 부정사용 정황이 포착되는 곳을 위주로 선정한다. 지자체가 자체권한으로 비정기적인 조사를 할 수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수 조사는 행정력이 많이 들어가므로 의심이 가는 곳 위주로 점검한다”고 전했다.

복지부 점검에는 어린이집 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특별활동비도 포함된다. 어린이집은 아동의 영어, 미술 등 특별수업 명목으로 일정 수준의 특활비를 걷을 수 있다. 금액은 어린이집과 학부모가 협의해 맞추되 각 지자체가 정한 상한액을 넘을 수 없다. 특활비는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 등록해 공개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집은 상한액 이상의 특활비를 ‘부모님들이 알아서 모아 달라’며 공공연히 요구해 문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관리감독은 유치원보다 엄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사회복지법인으로 분류돼 회계 방식이나 점검 방식이 더 철저하다는 것이다. 최윤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유치원은 원비 상한선이 없지만 어린이집은 보육료 가격규제가 들어가 있어서 감시 체계 자체는 엄격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 어린이집이 민간업체에 회계 관리를 맡기고 있어 투명한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은 회계처리 기능이 부족해 많은 어린이집이 외면하고 있다. 최혜영 창원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회계시스템이 민간업체나 지자체별로 다르게 구축되면 전체적인 국고보조금 관리 차원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협의로 어린이집 실상에 맞는 새로운 회계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국·공립과 민간어린이집에 일괄적인 회계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해 어린이집 단체와 충돌 중이다.

정효정 중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적 자본이 투자되는 사립 어린이집과 그렇지 않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한 재무회계 규정을 따로 만들어 사립이 합리적인 운영체계를 보장받을 수 있게 해줘야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