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배병우] 북한, 개방 없는 개혁 기사의 사진
북한의 비핵화 약속의 진정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 의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로 이견이 없다. 실제 그는 2012년 집권 이후 꾸준히 시장친화적 노선을 시행해 왔다. 지난 4월 20일에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종료하고 경제발전 총력 노선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의 개혁개방 방식을 모델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저명한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시장체제를 도입하는 등 개혁은 하되 대외 개방은 않는 독특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개방 없는 개혁’이 북한식 모델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 지도부가 이러한 길을 가려는 첫 번째 이유는 너무 풍요롭고, 너무 자유롭게 잘사는 남한의 존재 때문이다. 개방정책으로 해외와 접촉·교류가 자유롭게 되고 국내에서도 통제가 풀리면 외부와의 격차를 느낀 인민들의 불만이 지도부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경제 부문에서는 중국처럼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겠지만 정치와 대외 부문에서는 변함없이 인민들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이 ‘개성공단식 경제개발’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를 단절모델형이라고 부르는데 란코프 교수의 개방 없는 개혁과 일맥상통한다. 그도 란코프 교수와 비슷한 이유로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식 개혁개방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특별통행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금강산관광특구나 개성공단 같은 단절 모델을 늘려 돈만 버는 경제개발을 추구할 것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이 그리는 이러한 개방 없는 개혁 모델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지도부가 개혁을 하지 않고 지금 같은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 무너질 확률이 거의 100%다. 그러나 개방 없는 개혁을 할 경우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20∼30%는 된다”고 말한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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