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주인은 하나님, 부모는 맡아 기르는 청지기”

‘덴마크인 사위’ 에밀 라우센씨와 서유민 목사 부부의 육아

“자녀 주인은 하나님, 부모는 맡아 기르는 청지기” 기사의 사진
한국생활 14년 차인 덴마크인 에밀 라우센씨(오른쪽)와 아내 서유민 목사가 생후 11개월 된 딸과 함께 지난 8일 서울 은평구 자택 근처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어느 나라 사람이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란 걱정에 아기 낳기를 주저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빠가 된 또래들과 만나 진솔한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에밀 라우센)

“자녀의 주인은 하나님이고 부모는 이들을 잘 맡아 기르는 ‘청지기’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주인이 되면 육아용품 등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고 육아에 지치기 쉽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서유민 목사)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약하며 14년째 한국살이를 하고 있는 ‘덴마크인 사위’ 에밀 라우센(33)씨와 그의 아내 가정사역자 서유민(34) 목사 부부가 바라본 국내 저출산 현상의 원인 및 대안이다. 한세대와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라우센씨는 6년 전 서 목사와 결혼해 생후 11개월 된 딸 리나를 두고 있다. 교회 안팎에서 ‘청소년 멘토링’ ‘연애 특강’ ‘성경적 가정’ 등을 주제로 강연하는 부부를 지난 8일 서울 은평구의 자택에서 만났다.

부부는 지난해 남편과 아내가 같이 출산에 참여하는 ‘자연주의 출산’으로 딸을 만났다. 출산도 육아의 일환이므로 부부가 동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때 라우센씨는 아내 곁에서 출산 준비를 도우며 진통의 시간을 함께 견뎌냈다. 그는 이 경험을 ‘황홀했고 감사했던 시간’이라 표현했다. 아내의 고통뿐 아니라 출산의 감격까지 나눌 수 있어서였다.

라우센씨는 “출산 직후 아기를 안고 50여분간 찬송을 부르며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서 목사는 “남편이 출산 과정에 참여하며 부성애가 커진 것 같다”며 “남편이자 아버지인 자신의 역할을 다시금 깨닫는 기회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듯 출산부터 부부가 함께한다면 저출산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소위 ‘독박육아’ 현상도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족인 이들은 1년 중 3개월은 덴마크에서 살면서 한국과 덴마크 문화를 공유하며 지낸다. 부부는 덴마크 육아 전통에서 배울 만한 부분으로 ‘엄마 모임’을 들었다. 서 목사는 “덴마크는 시청에서 지역 내 출산 여성 모임인 ‘엄마 모임’을 만들어준다”며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경험한 엄마 4∼8명이 1주일에 한 번 집이나 카페에 모여 육아 고충을 나누고 서로의 아이들이 어울려 놀게 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모임에는 종종 아기의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간호사도 동석해 덴마크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엄마들만 이런 모임이 필요한 건 아니다. 라우센씨는 “아이를 처음 만난 아빠들을 위한 ‘좋은 아빠 모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 따로 ‘첫 출산을 앞둔 아빠 모임’이 없어 혼자 책을 보며 ‘아빠 공부’를 했다”며 “한국에서도 ‘좋은 아빠를 위한 모임’이 활성화돼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 특히 한국교회가 ‘아빠 모임’ 문화를 앞장서 만들어갔으면 하는 좋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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