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인찬 <18> 웨신대 총장 제안받고 하나님 뜻 기도로 구해

주님의 섭리 느끼고 결국 이직 결정… 본관에 기도원 세워 신앙으로 부흥

[역경의 열매] 정인찬 <18> 웨신대 총장 제안받고 하나님 뜻 기도로 구해 기사의 사진
정인찬 총장이 21일 경기도 용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에서 학교 발전방향을 설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국생활은 차츰 안정을 찾고 있었다. 열심히 B대학의 성장을 이끌었다. 원로목사 추대도 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특별한 일이 발생했다. 유수 대학의 총장직 제안을 받은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였다. 고마웠다. 하지만 막상 10년 넘게 열심히 일한 학교를 떠날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름 일 잘하는 교수 및 학장으로 소문나 있었다.

웨신대 경영책임자는 학문이 깊고 목회 경력이 많은 분이 자기 대학을 맡아야 한다며 거듭 총장직을 제안했다. 결심은 쉽지 않았다.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기도 중에 성경 말씀이 펼쳐졌다.

창세기 24장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 아리따운 여성 리브가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였다. 아브라함의 종은 라반과 브두엘을 만나 동생 리브가를 이삭의 아내로 달라고 청원했다. 라반과 브두엘은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답했다.

리브가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리브가는 “가겠나이다”하고 가니 천만인의 어미가 되고 아브라함의 믿음을 유업으로 물려받았다. 리브가는 이삭의 아내가 됐고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는 통로가 되고 복 받은 사람이 된 것이다.

나도 그런 믿음을 원했고 따랐다. 웨신대 총장 초빙 제안을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있는 줄로 믿어 가부를 말할 수 없었고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 B대학에 사표를 내지 않고 다른 대학으로 가겠다는 말도 못 꺼낸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미 웨신대 이사회는 나를 총장으로 결정하고 취임 날짜까지 잡았다. 하나님께서 내 이직을 고속으로 밀고 나가심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웨신대로 떠나기 전, B대학 설립자 J목사에게 경위를 설명했다. J목사는 만류했다. 하지만 결국 이직으로 결론을 냈다. 며칠 뒤 많은 사람의 축복 가운데 퇴임식을 갖고 웨신대로 향했다.

당시 웨신대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또 학생 모집이 잘 안 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영성회복과 신학의 정체성 정립이 절실했다. 교수·직원·동문 간 연합과 일치에 나섰다. 신설 교과목을 선정하고 부서별 활성화를 위해 기도하며 하나하나 난제들을 풀어 나갔다.

본관 건물 3층에 기도원을 만들었다. 실력 있는 목회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새창조 신앙’으로 학교 부흥을 꾀했다. 새사람이 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변질된 신학교육과 한국교회를 바꾸고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부지런히 일했다. 대학교회인 새창조교회 담임도 맡았다. 한 생명을 귀히 여기는 생명목회를 강조했다. 그러자 학교가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재정 형편도 나아졌다. 대학 평판이 하루하루 달라졌다. 학교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점도 있었다. 하지만 영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일념으로 학교를 운영하니 그런 소문도 하나둘 사라졌다. 전적으로 하나님이 하신 일이고 은혜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롬 11:36) 이 말씀이 나의 삶과 신앙, 학교 사역의 지침이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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