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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58만여명 시대, 산업현장 큰 몫 하지만… “일할만 하면 떠나”

고용허가제 개선 여론

외국인 근로자 58만여명 시대, 산업현장 큰 몫 하지만… “일할만 하면 떠나” 기사의 사진
충북 괴산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방성복(60)씨는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큰 도움을 받아 올해도 지자체에 신청했다”며 “말이 잘 안 통하는 것 말고는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방씨는 절임배추 출하시기를 앞두고 중국인 2명이 일손을 도와줘서 걱정을 덜게 됐다.

중국에서 온 근로자들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12월 12일까지 관내 절임배추 생산 농가 32곳에서 일손을 돕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인 이들이 농가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은 한 달(209시간)에 160만원이다. 계절근로자는 지자체가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90일 내에 체류할 수 있는 단기취업(C-4) 비자를 발급하고 지자체가 외국인을 농가에 배치한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는 일선 산업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과 건설업 등 이른바 3D 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인력시장에 불법체류 외국인이 가세하면서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지적이다. 불법 체류자를 양성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선 영농이나 토목, 용접 등 내국인이 기피하는 고강도 업무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일손을 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얘기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취업자격 체류외국인은 전문인력 4만8498명과 단순 기능인력 53만9660명 등 58만8158명으로 집계됐다. 불법체류 외국인 34만여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외국인 근로자는 93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단순 기능인력 가운데는 고용허가제로 취업하는 비전문취업(E-9)이 27만8690명으로 가장 많다. 선원취업(E-10)은 1만7065명, 방문취업(H-2)이 24만3905명으로 나타났다. 고용허가제는 2004년 시행된 제도로 정부가 취업비자를 받아 외국인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E-9 비자를 발급받으면 입국 후 3년간 일할 수 있고 1년 10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현행 고용허가제에 대해선 외국인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 불만을 표시하며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율도 이주노동자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이직을 하려면 사업주의 허가를 받거나 사업장에 폐업·임금체납 등의 문제가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퍽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인천 남동산단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채용된 근로자가 기술을 익힐 정도가 되면 고용만기로 다른 외국인 근로자를 찾아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정부에서 인력쿼터제 확대와 고용기간을 연장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주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도 “숙련된 근로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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