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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중 ‘요소’ 농도로 암 발생 징후 찾았다

재미 한국인 과학자 이주상 박사, 학술지 ‘셀’ 최신호에 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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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새로운 암 진단과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혈액 검사에서 ‘요소’ 농도가 낮게 나오면 암 발생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셀’ 최신호에 발표했다. 요소는 체내 독성물질인 암모니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미국 국립암센터(NCI) 암데이터사이언스랩 이주상(40·사진) 박사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암모니아를 영양분으로 활용해 성장하는 전략을 역이용하면 암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체 내 모든 조직은 암모니아를 독성이 없는 요소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요소 회로(urea cycle)’라고 부른다. 이렇게 생성된 요소는 오줌으로 빠져나간다.

그런데 연구팀은 암세포가 이런 요소 회로의 작용을 줄임으로써 암모니아를 노폐물로 배출하는 대신 오히려 DNA를 만드는 원료로 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암은 이런 방법으로 더 빨리 자란다. 실제 여러 종류의 암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 환자에게서는 이런 요소 회로의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박사는 “모든 세포의 DNA는 정상일 경우 ‘퓨린’과 ‘피리미딘’이라는 화학물질이 1대 1 비율로 균형을 이루는데, 요소 회로 기능이 약화되면 피리미딘 돌연변이가 더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암에 걸린 쥐모델과 암환자 오줌을 검사한 결과 양쪽 모두 피리미딘 관련 대사 물질이 정상에 비해 현저히 높은 걸 발견했다. 또 약 10만명의 소아암 환자와 정상 어린이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요소 농도를 측정했더니 암 환자에게서 현저히 낮은 요소가 검출됐다.

이 박사는 “암세포에 피리미딘 돌연변이가 많이 생기면 면역세포에 의해 탐지될 확률이 높다”면서 “향후 면역 암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박사는 2005년 카이스트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에서 물리학과 석·박사를 마쳤다. 이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포스닥(Post-Doc·박사후 과정)을 거친 후 올해 1월부터 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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