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태원준] 로보택시 기사의 사진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로보택시(Robotaxi)가 손님을 태웠다. 로봇과 택시의 합성어는 자율주행차에 택시 서비스가 결합된 것을 말한다. 택시회사 히노마루교통은 도심의 오테마치∼롯폰기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택시로 2주 동안 시험영업을 했다. 안전요원이 동승했지만, 택시를 부르고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요금을 지불하는 과정은 모두 승객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맞춰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려 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늘어날 택시 수요에 기사 없는 택시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미국 기업 뉴토노미는 최근 보스턴 전역에서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운영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 이미 18개월간 무사고로 시험운행을 마쳤다. 보스턴은 2030년까지 교통사고 없는 도로를 구현하기 위해 자율주행 대중교통에 적극적이다. 뉴토노미의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레벨 1∼5 가운데 4에 해당한다.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 GM은 내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포드는 2021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았다. 로보택시에 뛰어든 미국 기업은 대개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업체와 협업 중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기사 없이 택시만 오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독일 기업 볼로콥터는 내년 싱가포르에서 에어택시(Airtaxi) 시험운항을 한다고 발표했다. 하늘을 나는 택시는 헬리콥터처럼 생겼지만 드론에 더 가깝다. 조종사 없이 수직 이착륙을 하며 성인 2명을 태우고 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지난해 이미 두바이에서 시험에 성공했다. 우버의 자회사 우버에어는 일본 인도 호주 브라질 프랑스를 에어택시 출시 후보지로 정했다. 두 회사는 5년 안에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런 기술과 서비스는 모두 기존의 택시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카풀은 택시 승객을 일부 가져가겠지만 로보택시와 에어택시는 택시기사의 존재 이유를 앗아갈 것이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를 저지하려는 택시업계를 보니 곧 쓰나미가 몰려올 해변에서 파라솔 영업권을 지키려고 아등바등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 택시와 카풀 같은 분쟁을 숱하게 초래할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어쩌면 갈등 조정의 실력에 달린 건지도 모른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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