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남도영] 뉴스 추천 시대 기사의 사진
뉴스를 추천받는 시대다.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처리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발달한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읽고 검색했던 뉴스 기록들이 쌓이면 개인적인 뉴스 선호도와 반응이 저장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내게 맞는,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기사를 추천해 준다. 굳이 신문을 찾아 읽고 잡지를 구독할 이유가 없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켜면 추천 뉴스가 가득하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에어스(AiRS)’라는 뉴스 추천 시스템을 운영한다. 네이버가 밝힌 에어스의 원리는 이렇다. 사용자의 특징, 콘텐츠의 특징, 이용 패턴 등을 종합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뉴스를 추천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은 계속 반복되고 보완된다. 추천 뉴스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을 체크해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만드는 식이다. 다음과 카카오도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을 이용해 뉴스를 추천하고 배치한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 모바일 앱을 누르면 검색창 하단에 뉴스가 뜬다. 구글은 자신의 뉴스 추천 방식을 ‘첨단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날수록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네이버는 물론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인공지능 전문가를 찾아 미국으로, 프랑스로 헤매는 이유다.

최첨단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추천하니 대단히 멋지고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머다. 프로그래머가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이를 종합·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여기에 인공지능의 학습·추천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뉴스 선택 권한이 네이버 뉴스 편집팀에서 알고리즘을 만든 프로그래머에게로, 프로그래머가 만든 인공지능에 넘어간 셈이다. 게다가 프로그래머가 어떤 원리로 알고리즘을 만들었는지 우리 대부분이 모른다. 여기에 인공지능까지 더해지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인터넷 기업들이 추천하는 뉴스의 객관성은 미국 등에서는 꽤 심각한 논쟁 주제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이다. 필터링(추천)된 정보만을 받아보는 이용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타의’에 의한 정보 편식이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하는 용어다. 이 용어를 만들어낸 엘리 프레이저는 2011년 TED 강연에서 진보적 성향을 가진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보수적 성향의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가 부실하다거나 편향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론이 편집하는 뉴스만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도 예상치 못한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언론사가 편집을 잘못하면 그 언론사는 독자들의 비판을 받는다. 그런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뉴스를 잘못 추천했다면 인공지능을 비판해야 할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뉴스를 잘못 추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나 있을까.

움베르토 에코(1932∼2016)는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지적인 부자들을 돕는다.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은 선별과 여과의 긴 과정이다. 쓰레기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지적 빈자들에게는 이 폐해가 더 크다. 인터넷의 역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수석부사장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짜뉴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글의 알고리즘도 가짜뉴스와 진짜 정보를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며 “가장 강력한 필터링은 사용자인 인간이 비판적 사고로 잘못된 정보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를 읽고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사유과정이다. 시간이 걸리고 번거로운 행위다. 인공지능의 추천으로 해결되지 않는 과정이다. 결국 인간 스스로가 뉴스, 정보를 재해석하며 걸러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뉴스들이 파편화된 뉴스 과잉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다른 해법은 없다.

남도영 디지털뉴스센터장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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