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지기 지저스터치] 울분을 극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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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딸에게 주일은 일주일 중 가장 신나는 날입니다. 평일엔 직장에 간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는데 주일만큼은 온전히 엄마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일 일정 중에서도 교회 데이트는 딸이 특히 기다리는 코스입니다. 일요일 출근이 잦은 아빠와는 저녁에 함께 식사하고 낮에는 엄마 손을 잡고 가까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목사님 설교가 조금 어렵지만 꼼지락대지 않고 잘 견디면 교회 카페에서 쿠키를 곁들인 밀크티도 마실 수 있습니다. 딸은 엄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바로 그 시간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던 딸이 어느 날 교회에 가지 않겠노라 선언했습니다. 친구가 놀이터에서 ‘예수쟁이’라며 놀렸다고 합니다. 딸은 “친구 엄마가 교회 다니는 애들하고 놀지 말라고 했대”라며 눈물까지 글썽였습니다.

초신자의 지저스 터치, 오늘은 ‘크리스천을 슬프게 하는 것들’입니다. 세상은 종종 크리스천들을 힘들게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에 지칠 때도 있고, 믿고 따랐던 크리스천 리더들의 일탈로 슬픔에 젖을 때도 있습니다. 미션라이프 페이스북에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크리스천이어서 언제 울분을 느끼셨나요? 그리고 어떻게 울분을 털어내셨나요?’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목회자라는 박형욱씨는 지난 10년간의 목회 사역이 울분과 슬픔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동역자의 핍박과 주변의 오해, 경제적 어려움, 아내의 잔소리와 자녀들의 이기심 등으로 주저앉고 싶을 때가 수없이 많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교회나 목회자의 일탈, 분열로 속이 타 들어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최현모씨는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회자가 소송에 휘말렸다”면서 “배신감에 울화통이 터져 다른 교회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차오르는 울분을 어떻게 풀었을까요. 박씨는 하나님 품으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갈 곳은 우리 교회 예배당과 하나님의 품 밖에 없었습니다. 예배당에 홀로 앉아 하나님께 마음을 쏟다보면 방황의 시간들은 내가 내 맘대로 살고자 했던 탓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 시간이 저를 옥석으로 다듬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알게 될 때 울분이나 회한, 불평과 원망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사실 울분은 크리스천의 숙명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3000년 전 다윗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에 고통을 호소했으니까요. “쓰라린 이 마음, 언제까지 견뎌야 합니까? 날마다 당하는 이 괴로움,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원수들이 우쭐거리는 꼬락서니, 언제까지 지켜봐야 합니까?”(시 13:2) 다윗은 그럴수록 주님의 사랑을 간구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주여, 그래도 나는 주의 변함없는 사랑을 굳게 믿사오니, 주께서는 반드시 나를 건져주실 것입니다.”(시 13:5)

맞습니다. 울분에 휩싸일수록 우리 인간은 기도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마음을 감싸줄 분 역시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도 딸에게 말해야겠습니다. 슬프고 답답할수록 하나님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고 말이죠. 아, 그리고 이번엔 설교 시간을 잘 버티면 아이스크림도 사주겠다고 약속하려고 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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