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심각한 ‘저출생’… 사회 전체의 종합 문제로 다룬다

<2부> 교회·지자체가 돌본다 ⑦ 경남도의 신개념 저출생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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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는 지난 16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임산부의 날 기념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은 ‘비커밍 맘 갈라 뮤지컬 공연’ 모습. 경상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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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 ‘저출생 대책’은 개념부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났다. 여성이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단순한 뜻으로 비쳐져 여성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저출산’ 개념 대신에 아기가 적게 태어나는 것은 사회 전체의 문제이자 책임이라는 관점을 담은 ‘저출생’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저출생 문제 해결은 경남도처럼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성 차별을 해소하고 저출생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저출생 문제

우리나라의 저출산 대책이 실패한 이유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정부 주도의 정책이 일방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예산을 보육환경 개선에만 집중하고 국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보다 고령화 및 저출산 위기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홍보만 되풀이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 고령화나 저출산 문제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느끼곤 한다.

저출산은 사실 세계적 흐름이다. 특출한 정책이 나온다고 해서 각 가정이 예전처럼 아이를 많이 낳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교육과 고용 등 사회 각 부문에서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인구정책과 관련, 저출산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국민에게 한국사회가 변화돼 갈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미래를 준비케 할 필요가 있다. 미래가 그려지고 어느 정도 준비됐다고 느껴야 청년들이 행복해진다. 결혼율도 높아지고 아이를 낳게 되는 사회구조도 자연스럽게 정착된다. 아이를 키우려면 돈만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도 필요하다.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상남도의 저출생 대응 방향

경남도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지만 조선업과 기계산업 등 제조업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인구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0∼30대 연령층의 인구 유출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교육과 고용, 부동산, 지방재정,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제적 위험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도는 이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는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적인 저출생 대응 정책에서 벗어나 도민의 참여와 소통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지역실정에 맞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저출생에 대한 관점과 패러다임을 확장할 방침이다. 우선 도지사 직속으로 ‘경상남도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해 저출생 등 인구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정책을 발굴·추진하고 있다.

도민이 직접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도 만든다. 도민의 우수한 역량과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업을 발굴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각 지역의 인구관련 지표를 개발해 정책 추진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고용·주거·결혼·출산·보육·교육 등 다양한 정책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저출생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감소 및 인구구조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사회·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도 추진한다. 도와 시·군에서 해야 할 일과 중앙정부에 건의할 사항 등을 구분해 효과가 확실한 저출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상남도의 저출생 극복을 위한 사업

도는 보건소와 가정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을 연계해 결혼부터 임신, 출산, 육아까지 원스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인 ‘경남 맘 편한 원스톱 보육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우선 2곳을 시범 설치, 운영해 성과를 분석한 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도내의 3개 권역별로(밀양, 사천·하동, 거창)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운영비 및 취약계층 이용료를 7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밀양에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운영한 후 타당성 검토를 거쳐 해당 권역별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도는 문재인정부의 저출산 정책 기조 변화에 맞춰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데 머물지 않고 청년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경수 도지사는 저출생 문제에 대해 “우리의 정책 방향이 청년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빨리 변화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근시안적 정책이 아니라 멀리 보고, 우리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결혼·출산 가로막는 주거-교육-일자리 환경 개선에 집중 투자”

“정부가 그동안 육아지원 인프라 구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보육 여건은 어느 정도 조성됐습니다. 경상남도는 앞으로 보육의 질적 개선과 함께 결혼·출산에 장애요인이 되는 주거, 교육, 일자리, 근로환경 등 다른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김경수(50·사진) 경남도지사는 지난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에 대한 관점과 패러다임을 확장하기 위해 도민과 함께 저출산 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났지만 성별 임금 격차, 경력단절, 유리천장 등 노동시장 내 차별적 요소는 제거되지 않았다”면서 “출산에 따른 돌봄과 취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출산율 및 출생아 수 제고 위주에서 벗어나 2040세대의 삶의 질 개선 등을 목표로 하는 쪽으로 저출산 대응의 패러다임을 대폭 수정했다. 도는 이에 발맞춰 기존의 보육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결혼·출산에 있어 걸림돌을 줄임으로써 각자가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저출산 대책을 위해 도지사 직속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와 도민 자문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경남 맘 편한 원스톱 보육센터’ 설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도는 인구정책 업무를 맡고 있던 조직을 미래인구전략담당으로 기능을 확대해 각 실·국에 산재한 인구정책적 요소에 대한 컨트롤뿐만 아니라 기획·분석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과 체계적 대응을 위해 저출생고령사회정책관도 신설키로 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출산과 아동을 같은 부서에서 처리해 왔지만 앞으로는 출산장려 부문을 별도로 분리·신설해 기존 모자보건 및 영유아 검진 사업 외에 신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구소멸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전제한 뒤 “도내 11개 시·군이 30년 내 소멸할 가능성이 높고 그중에서도 특히 농어촌 읍·면 지역은 몇 년 내 소멸될지도 모른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도뿐만 아니라 각 시·군에서는 인구정책 추진 전담부서를 신설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도는 시·군과 함께 출산장려금 등 기존의 단기 시책에서 벗어나 미래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각종 개발사업 및 인프라 구축과의 연계, 인구유출 방지, 지역 균형발전 등 종합적·중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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