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무화과 기사의 사진
무화과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이튿날 아침에 예수께서 성안으로 들어오시다가, 마침 시장하시던 참에 길가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것을 보시고 그리로 가셨다. 그러나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 나무를 향하여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무화과나무는 곧 말라버렸다.” 이렇듯 무화과는 성경과 관계가 깊다.

또 유대교 경전 미드라시에 따르면 에덴동산에 있었던 지혜의 나무 열매인 선악과가 바로 무화과였다. 무화과는 생명의 열매라고도 불린다.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과 이브가 수치심을 느끼고 옷 대신 입은 것이 무화과나무의 잎이다.

미켈란젤로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그림에서 지혜의 나무를 무화과나무로 표현했다. 지금도 화가들은 회화나 조각상에서 나체를 묘사하다가, 국부를 대놓고 묘사하기 곤란할 경우 그 부위에 무화과 잎을 덮기도 한다.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피지 않는 과일이라고 해서 무화과라고 부른다. 하지만 꽃이 피지 않고 과일을 맺는 나무가 과연 있을까. 실제로 무화과 꽃은 열매 안에서 피기 때문에 다만 밖에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무화과는 열매처럼 생겼지만 속의 먹는 부분이 꽃이다. 곧 열매처럼 생긴 껍질이 꽃받침이며, 내부의 붉은 융털 달린 것들이 꽃이다. 무화과 열매는 꽃인 동시에 열매이다.

재미있는 것은 열매 내부의 무화과 꽃들을 수정시켜 주는 아주 작은 벌이 따로 있다. 이른바 ‘무화과나무 벌’이다. 이 벌이 열매 속에 빽빽한 꽃들에 닿기 위해서는 유일한 입구인 열매 밑동의 매우 작은 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의 나비나 벌들은 무화과 꽃의 꿀을 따먹을 엄두를 못 낸다. 다만 무화과와 공생하도록 특별하게 진화된 초소형 무화과나무 벌만이 열매 속으로 기어들어가 꽃들을 수정시켜 준다.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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