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나’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기도회로 변해야 할 시점

수능 기도회 한 걸음 더

[미션 톡!] ‘나’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기도회로 변해야 할 시점 기사의 사진
한 학부모가 수능 시험장 앞에서 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기도하고 있다. 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곧 다가옵니다. 시내 서점 한쪽에는 ‘마지막 모의고사’라는 이름으로 실제 시험지와 똑같은 크기의 문제지들이 눈에 띕니다. 수능은 아침 8시부터 시험장에 입장해 길게는 오후 6시를 넘겨 퇴장하는 대장정입니다. 수험생들은 단 하루에 지금까지 공부한 모든 노력을 쏟아내야 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들은 수험생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수험생 자녀들을 지켜보고 물심양면으로 도운 부모님들도 시험이 끝나기를 애타게 기다립니다. 크리스천 학부모들은 교회를 찾아 자녀를 위해 기도합니다. ‘합격을 위한 수능기도회’ 등을 시작한 교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수능 당일에는 ‘수험생과 함께하겠다’며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도회를 여는 교회도 여럿입니다. 하지만 과연 수능기도회가 올바른 신앙을 표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교회 수능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는 학부모 우모(48)씨는 수능기도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우씨는 “한국사회에서 수능이 가지는 의미가 작지 않기에 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아이를 마주하기 어렵다”면서 “수능기도회에서 아이가 컨디션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도록 기도하면서 긴장을 푼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수능기도회가 기복적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나 자신 혹은 가족만을 위한 기도가 과연 하나님의 뜻과 맞는가 하는 의견입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시험 성적과 결과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기준이 아닌, 사람 기준의 기도제목일 수 있다”며 “삶의 과정 속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천해야 하는 크리스천들이 다른 종교와 차별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도의 과정 속에서 간구하는 것들이 하나님의 뜻에 맞는지를 항상 되물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목회자들이 수능기도회를 하나님 뜻에 합당한 기도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수험생들에게는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목회자들은 본능적으로 ‘내 자식’만을 위해 기도하는 성도들에게 공동체와 공공선을 위해 기도하도록 권면하는 과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의 교육 여건상 수능의 존재는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더 큰 뜻을 따르는 공동체가 되기를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수능기도회가 ‘나’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기도회로 변해야 할 시점입니다. SNS를 살펴보다 우연히 마주한 기도 문구를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달 수능을 앞두고 열린 어느 교회 주일예배에서 대표기도를 하신 권사님의 기도문입니다. “세상이 원하는 빠른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른 길을 추구하게 하소서.”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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