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묻다] 양질의 검사로… 대장암, 싹 틔우기 전 싹∼ 자르자 기사의 사진
하광일 기쁨병원 부원장(오른쪽)이 대장내시경 검사 중 용종이 발견돼 용종절제술을 동시에 받은 한 중년 남성에게 검사 후 주의할 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쁨병원 제공
서울 강남 기쁨병원 하광일(46) 부원장은 탈장수술 및 대장내시경 시술 전문가다. 2008년부터 최근 10년간 시행한 대장내시경 검사건수가 1만6000여건에 이른다. 월평균 100여건, 연평균 1200건 이상씩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며 쌓은 실적이다.

하 부원장은 2001년 부산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원자력병원에서 인턴 및 일반외과 전공의과정을 마쳤다. 이후 2007년 한 해 동안 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 임상강사로 일했다. 2008년, 현재의 기쁨병원으로 일터를 옮겨 내시경센터를 지키고 있다.

기쁨병원 내시경센터는 2005년 개원 이래 지금까지 대장내시경 검사건수가 11만5000건에 이르는 등 소화기내시경 시술 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이다. 같은 영역의 대장용종절제술과 대장내시경 점막하박리술(ESD) 시술도 각각 6만 건과 1000건을 돌파한 지 오래이다.

본격 건강검진 계절을 맞아 하 부원장에게 대장암 예방을 위해 5년 단위로 받도록 권장되는 대장내시경 검사 때 유의해야 할 점을 물어봤다. 하 부원장의 진료 철학은 ‘가족처럼 사랑으로 진료하자’다.

대장암 예방 및 조기발견에 도움

대장암은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사망률 또한 폐암과 간암에 이어 3위로 높다. 그러나 이런 대장암도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장기 생존 확률을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하 부원장은 말했다.

대장암은 95% 이상이 ‘선종-연속체(adenoma-carcinoma sequence)’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한다. 대장용종의 일종인 선종이 흔히 ‘대장암의 씨앗’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 부원장은 “평상 시 특별한 이상을 못 느껴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싹도 틔우기 전 씨앗 단계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언제 어떻게 받는 것이 좋을까.

대장내시경 검사는 한마디로 항문 쪽으로 내시경을 대장 속에 삽입, 염증이나 용종, 종양 등이 생겼는지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보통 복통 변비 설사 혈변 등과 같이 위장관 계통에 이상 증상을 느낄 때 필요하다. 혹시 대장에 생긴 암이나 용종 때문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사를 받을 때는 일정에 맞춰 정확한 검사를 위해 처방한 관장약을 지시대로 복용해 장을 깨끗하게 비우게 돼 있다. 또 내시경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3일 전부터 수박이나 참외같이 씨가 있는 과일, 소화가 잘 안 되는 잡곡 섭취를 피해야 한다. 단단한 섬유질 채소류도 피하는 것이 좋다.

혹시 검사 중 잔변 배설로 속옷을 버릴 수도 있으므로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만약 장루(인공항문)가 있는 환자라면 여분의 장루 백을 준비한다.

검진기관 선택 시 ‘용종 발견율’ 확인 필수

검진기관의 경험과 숙련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최대한 빨리 내시경을 삽입하고, 가급적 천천히 빼면서 깨끗하게 청소된 장벽을 샅샅이 관찰하는 작업이다.

하 부원장은 “굴곡이 심하고 사각(死角)이 많아 용종은 물론 조기암이 숨을 수 있는 곳도 많은 장기가 대장이다. 숙련도가 부족할 경우 자칫 숨은 용종을 놓치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놓친 용종이 다음 번 검사 때쯤에는 싹을 틔워 암으로 발전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꾸준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반복해서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뒤늦게 대장암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중간 암)가 전체 대장암의 3∼7%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이를 막을 방법은 언제 어떤 환경에서도 양질의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의료기관 또는 의사의 내시경 시술 경험에 따라 검사 중 용종 발견 비율은 10∼50%로 큰 편차를 보인다.

현재 기쁨병원 내시경센터의 용종 발견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평균 50.2%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소위 빅5 병원들(35.9%)보다 14.3% 포인트 높은 비율이다.

미국의 다학제 대장암 태스크포스(MSTFCC)는 우수 대장내시경 센터의 정도관리 신뢰요건으로 50세 이상 수검자의 선종 발견 비율을 남성 25%, 여성 15% 이상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기쁨병원 내시경센터의 50세 이상 대장내시경 수검자의 선종 발견 비율은 2017년 기준 남성 44.9%, 여성 30%로 조사돼 있다.

검사 후 복부 불편감, CO₂가스로 해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는 주의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과거 복부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전립성 비대증, 자궁근종, 신장질환,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검사 전 의료진에게 알려줘야 한다. 검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만약의 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보통 검사 때는 검사자가 시야 확보를 위해 뱃속에 실내공기를 주입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검자는 검사 후 복부팽만감, 복통 등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실내공기대신 이산화탄소(CO₂)가스를 주입하면 검사 후 복부불편감을 확연히 줄일 수 있다. CO₂가스가 장점막을 통해 매우 빠르게 흡수돼 소실되기 때문이다.

하 부원장은 “CO₂가스 주입 장비 구입 등 추가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실내공기를 주입하면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게 오늘날 우리 의료계의 현실이다. 우리 병원은 환자가 편안하게 느껴야 내시경검사를 겁내지 않고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으리라 여겨 CO₂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적인 정기검진 주기는?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암이다. 대장은 식생활습관과 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50대의 50%, 60대의 60%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된다는 가설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 만 50세부터 5∼10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용종 씨앗이 지름 1㎝ 크기까지 자라는데 짧아도 5년 이상 걸리고, 이것이 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또 다시 5년 이상 소요되는 까닭이다.

하 부원장은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이렇듯 50세부터 정기검진을 권고하고 있지만 40대 수검자의 40% 이상에서 용종이 발견되기 때문에 40세부터는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더욱이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선종 또는 거대 용종 절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보다 더 빨리, 1∼2년 주기로 재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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