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발 안 먹히는 바른미래당 ‘젊은 지도부’ 기사의 사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심의 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최도자 의원, 이혜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김 원내대표, 권은희 정책위의장.뉴시스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입장이 당내에서 꺾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 원내 지도부가 굴복하고 결국 이도저도 아닌 모호한 결론을 내리는 것을 일컫는 ‘바미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과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대표적이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지난달 특별재판부 설치 공동기자회견에 나서는 등 원내 지도부는 일찍부터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박주선 김동철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의 반발로 번복됐다. 박 의원은 “국회가 입법으로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려는 시도는 위헌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고, 김 원내대표는 1일 의원총회에서 “특별재판부 구성의 공정성 확보 방안부터 마련하겠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며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초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의총 자리도 비슷했다. 손학규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전향적으로 비준동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지만 보수 성향의 지상욱 이학재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노선 갈등만 노출했다. 결국 “판문점선언 비준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으로 대통령이 비준하면 된다”는 박주선 의원의 중재안이 당 입장이 됐다.

당내 의사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그간 특별재판부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말했고, 당내에서 이의가 제기되지 않아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결론을 내리고 의총을 할 게 아니라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결론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당 주요 3역이 모두 재선으로 구성돼 중진 의원들의 결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당내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진 의원들이 원내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은 아니지만 중진들 입장에선 선수(選數)가 낮은 지도부가 연륜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당내 상황에 너무 많이 휘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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