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힘 못 쓰고 해외투자 문턱 낮아지자… 개미들도 해외 증시에 눈길 기사의 사진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 침체와 해외주식 직구(직접 구매) 열풍이 합쳐진 결과다.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자금이 국내기업이 아닌 해외기업으로 이탈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주식 결제 규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80억 달러로 지난해 수준(227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이 지난 9월 해외주식 세미나 참석고객 5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7%는 해외주식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을 정도다.

개미(개인투자자)만의 일은 아니다. ‘증시공룡’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해외의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투자 인기는 국내 증시 침체와 맞닿아 있다.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유독 크자 해외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해외주식에 대한 접근성도 좋아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부터 비싼 해외주식을 쪼개 살 수 있도록 하는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에서도 원하는 해외주식의 원화 환산 예상가격을 확인하고 사전 환전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투자자를 잡기 위한 ‘수수료 전쟁’에 돌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주식에 한해 연말까지 온라인거래 매매수수료를 0.1%로 낮춰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는 16일까지 온라인을 통한 해외주식 거래 고객을 추첨해 경품을 준다. NH투자증권도 미국·중국·홍콩·일본 주식 매매에 대한 최소 수수료를 폐지했다.

해외주식 투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증시가 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금에 허덕이는 국내 기업에 뼈아픈 일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한국 자산을 외면한다는 (측면도 있어)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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