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코치들은 전국 대회만 임박하면 마음이 초조해진다. 시합 성적이 자신들의 근로계약 연장과 처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운동부 코치들은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고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대전체고에서 사격부 코치로 근무하는 최재중(37)씨도 그중 한 명이다.

최씨는 2012년부터 대전체고에서 7년 가까이 근무 중이다. 일반적으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르면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최씨는 해마다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기간제법과 시행령 등 관련 법령에서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2년을 넘겨 기간제 근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이 운동부 코치를 이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간제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경기단체에 선수로 등록된 사람(선수)’과 ‘체육지도자’를 2년 초과 근무 시 무기계약 전환의 예외사유로 들고 있다.

최씨는 2014년 11월 “학교 운동부 지도자는 법이 무기계약 전환 적용의 예외로 든 체육지도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2년 넘게 근무했으니 무기계약직으로 인정돼야 한다”며 동료 코치와 함께 대전지법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냈다. 최씨와 같은 전국의 운동부 코치 60명도 그해 12월 대전, 전주, 광주, 대구지법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체육지도자의 개념이 원고들의 주장처럼 한정되지 않으며 관련 법령을 살펴볼 때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 사유가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이들은 2015년 대구지법에서 첫 선고가 난 후 줄줄이 패소했다. 결국 지난해 10월과 11월 대법원 판결이 나고 올해 초까지 이어진 하급심에서도 모두 패소한 후 이들은 각자 항소와 상고를 포기했다.

운동부 코치들의 소송을 모두 대리한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는 “기간제법에서 2년 사용제한 예외를 규정한 다른 직업을 보면 건축사, 변호사, 의사 같은 고소득 직업들인데 한 달에 160만∼170만원 받는 체육지도자들을 여기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법원 판결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6일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에 학부모와 연루된 각종 비리나 선수 폭력 등 학원 체육의 고질적 문제가 되풀이 되는 면이 없지 않다”며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운동부 코치들의 처우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도 운동부 지도자들의 처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안민석 의원과 민중당 김종훈 의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은 국회에서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학교 운동부 지도자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안대용 기자 dand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