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 공간 구청에 기부… 도심 한복판에 어린이집 세워

<2부> 교회·지자체가 돌본다 ⑧ 사랑의교회 저출산 대책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 공간 구청에 기부… 도심 한복판에 어린이집 세워 기사의 사진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안에 자리 잡은 서리풀어린이집 원아들이 지난 1일 오감 체험 놀이 교육을 받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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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8시 30분,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로 붐비는 서울지하철 서초역 3번 출구 앞.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 사이로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엄마와 아이가 향한 곳은 지하철역 출구로부터 80여m 떨어진 서리풀어린이집(원장 최정아)이었다.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서자 30여명의 아이들이 교구를 손에 들고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놀이를 하고 있었다.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통합보육이 시작되는 이곳의 아침 일상이다.

도심 한복판에 세운 어린이집

서울 도심 한복판인 이곳에 어린이집이 세워진 건 2014년 3월이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이곳에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교회 내 국공립 영유아 보육시설을 마련하고 서초구에 기부채납했다. 최정아 원장은 “서초구는 타 구에 비해 임대료가 높아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비율이 자치구 중에 최하위권이었을 정도로 보육환경이 열악했다”며 “개원 소식이 알려지자 1600여명이 입소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세 아이가 이곳에 다니는 이은경씨는 “첫째인 서희(6·여)는 쌍둥이 동생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국공립어린이집은커녕 민간·가정어린이집 입소하기도 어려워 걱정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맞벌이 부부에겐 거주지 근처에 아이를 보육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는지가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공간을 기부했을 뿐 입소 신청 및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아이사랑포털을 통해 누구나 입소를 신청할 수 있고 맞벌이 자녀수 저소득층 다문화 등 정부가 정한 11개 기준항목으로만 선정 절차가 진행된다. 종교나 성별, 지역 등은 기준항목에서 제외된다. 원아 62명 중 절반이 넘는 34명(55%)이 비기독교인이란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학부모 김유선씨는 “사립유치원 비리, 안전 사각지대 등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시기일수록 신뢰할 수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에 대한 필요도 높아진다”면서 “정부가 사회복지법인, 교회, 학교법인 등 믿을 수 있는 위탁기관에 다양한 혜택을 줘 보육시설을 확충해 나간다면 젊은 부부의 출산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가정이 출산 고민 해소

사랑의교회가 지향하는 저출산 대책의 출발점은 ‘건강한 가정 만들기’에 있다. 그 바탕은 가정이 믿음의 테두리 안에서 함께 신앙을 공유하는 것이다. ‘믿음의 4대가 함께하는 토요비전새벽예배’ ‘온세대연합예배’ 등은 가정을 건강한 신앙공동체로 만드는 핵심 과정이다.

특히 매년 5월 마지막 주일 진행되는 온세대연합예배는 세대와 세대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고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님께 온전한 예배를 드림으로써 강한 믿음의 유대를 형성하는 시간이다. 예배당 강단은 동심이 가득한 무대로 연출되고 하나의 메시지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전달되도록 자녀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설교 오프닝 드라마가 펼쳐진다.

유아세례식은 온세대연합예배의 꽃이다. 예배 때마다 100명 이상의 아이들이 강단에 올라 4000여석을 가득 메운 성도들의 축하를 받으며 함께한 가족과 기쁨을 누린다. 예배 후엔 온가족이 함께 교회 곳곳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교제를 나눈다. 교회 관계자는 “핵가족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부모의 역할 축소가 출산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면서 “신앙의 계승 과정에서 부모가 느끼는 행복과 책임감이 저출산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녀 가족을 축복하고 격려하는 문화도 교회의 자랑거리다. 다자녀를 출산하는 것은 분명 축복된 일이지만 그 수고 또한 적지 않다. 이런 점에 착안해 교회에서는 다섯 번째 자녀를 출산한 가족을 축복하고 격려하기 위해 성지순례를 보내준다. 다자녀 가정일수록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특별한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교회 관계자는 “성지순례를 앞둔 가정은 예배시간에 성도들 앞에서 표창함으로써 귀감이 되도록 한다”며 “이런 시간을 통해 다자녀가 축복이라는 점을 환기시킨다”고 설명했다.

▒ “저출산 해결 위해 ‘영적 인프라’ 교회 공간 활용해야”
오정현 목사 인터뷰


“한국교회가 ‘수선대후(守先待後·선대에게 받은 것을 후대에 전한다)’의 마음을 품고 선교적 마인드로 저출산 문제 극복에 나서야합니다.”

오정현 서울 사랑의교회 목사는 지난 1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다음세대 문제를 ‘교육정책’ 차원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며 “‘선교정책’ 차원으로 전략을 수립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선교정책의 핵심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교육 수준의 접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이 세대를 던져가며 해결해야할 선교적 접근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오 목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회만큼 최적화된 곳이 없다”며 “교회 공간을 세상을 섬기는 ‘영적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회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랑의교회는 2014년 교회 공간 325㎡를 서초구청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세웠다. 만 0세부터 취학 전까지의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고 장애통합보육시설로 지정돼 있어 연중 400여명이 입소를 대기하고 있을 만큼 젊은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오 목사는 “부족한 보육시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교회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목회 초기부터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이 컸던 오 목사는 “믿음의 유산을 계승할 때의 기쁨을 누리는 가정이 많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이 줄고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사랑의교회 교육연구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연구소는 영유아부부터 고등부까지 각 연령에 맞는 커리큘럼을 수립해 ‘주일학교 제자훈련’을 펼치며 교회와 가정이 연계된 신앙 계승을 꾀하고 있다.

오 목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지금은 문명사적 대전환기이자 복음의 능력으로 기독교 황금기를 회복할 수 있는 축복의 시기”라며 “축복의 시기를 감당해야 할 다음세대와 저출산 문제를 교회가 외면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미래를 짊어질 다음세대 축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한 키워드로 ‘전도와 선교’를 제시했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면 교회는 마땅히 ‘생명의 공동체’로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복음적 출산이 육신의 출산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교회가 선교적 마인드로 전력투구할 때 분명히 길이 열릴 것이라 믿습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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