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개선 안 되자, 결국 친기업 정책으로 기우는 당정 기사의 사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와 박주민 최고위원이 양 옆에 앉았다. 이 대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 ‘빅딜’을 제안한 점에 주목한다”며 조만간 대한상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학 선임기자
여당과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대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고용 지표가 쉽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민간과 기업 주도의 경제정책으로 점차 기우는 모양새다. 노동계를 향해서는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라”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를 위한 ‘빅딜’을 제안한 점에 저는 상당히 주목한다. 얼마 전 만나 오래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당에서도 박 회장의 취지를 잘 파악해 조만간 대한상의와 우리 당이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규제 개혁은 불가피한 시대의 흐름이 될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5일 전국 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혁신을 위해 생명·안전 등의 필수 규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배 문제도 언급하며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을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주면 기업이 증세 등에 협조해 분배 정책에 기여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상의는 “규제와 분배를 맞거래하자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부에서도 최근 부쩍 기업과 밀착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역점을 두고 싶은 것은 기업과 시장의 기 살리기”라고 말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SK반도체 공장 준공식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말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공공 일자리 증원만으로는 고용 지표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정부·여당의 ‘친기업’ 기류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정이 도입을 논의 중인 협력이익공유제도 대기업의 협조가 전제돼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력이익공유제의 취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과 상생을 촉진해보자는 데 있다. 이익을 공유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통적 우군이었던 노동계를 향해서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후퇴에서 시작된 간극이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등으로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이다.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는 반대만 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화에 응해 달라. 반대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이제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 있는 조직”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여당은 노동계의 반발에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희정 유성열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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