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최대 40%까지 늘린다 기사의 사진
정부 에너지정책의 구심점이 석탄화력·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로 이동한다. 2040년까지 가정이나 산업현장에서 쓰는 전기의 25% 이상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원자력발전은 점차 줄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원 부족 등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면 옳은 방향이다. 다만 실행 방법이 모호하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계획 등을 감안해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급격히 늘리기 쉽지 않다. 자칫하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산업계의 에너지 전문가 75명으로 구성된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은 7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방향에 대한 권고안’(이하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권고안은 정부가 5년마다 수립하는 에너지기본계획의 토대가 된다. 정부가 올해 안에 확정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내년부터 2040년까지 적용된다.

워킹그룹이 7개월여 동안 논의해 내놓은 권고안의 핵심은 재생에너지다. 워킹그룹 위원장인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이 중심”이라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7.6%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20.0%, 2040년 최대 40.0%까지 끌어올리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가정용 소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을 2030년 471만곳, 2040년 최대 1039만곳까지 늘리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면 기존 화력이나 원자력 몫은 줄어들게 된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은 대폭 감축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권고안은 석탄화력발전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2030년까지 현재(3만4000t)보다 절반 이하(1만3000t)로 낮춘다는 목표치를 내걸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6000만t 이상 줄일 계획이다. 원자력발전은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과 같은 ‘외부 비용’을 원자력 제세부담금에 포함하도록 권했다. 이렇게 하면 원자력발전 단가가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권고안대로 국가 에너지정책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이행되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20.0%만 돼도 지난해 기준으로 94.2%에 이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90.2%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의존도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미국의 이란 제재’ ‘국제유가 상승’ 같은 대외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워킹그룹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최대 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서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권고안을 보면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에 ‘디테일(구체적 내용)’이 없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기술 개발이 확대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만 있다. 김 교수는 “워킹그룹 내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논의를 활발하게 했다”고만 전했다.

발전업계 전문가들은 권고안에 담긴 방안이 미래를 가정한 것이라 실제 현실에서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전문가는 “새만금에 10조원을 들여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해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2% 정도 올라가는 데 그친다”며 “환경규제 때문에 육상 풍력 발전단지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하면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40%를 달성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전성필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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