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적폐청산 2라운드, 청와대 8대 생활적폐 청산 추진 기사의 사진
청와대가 생활적폐 8대 청산 과제를 선정하며 적폐 청산 2기에 본격 돌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권력형 적폐를 청산하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고, 이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분야 적폐 근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관련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8대 생활적폐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채용 비리와 사학 비리, 경제적 약자에 대한 불공정 갑질, 공적자금 부정 수급 등 기득권 세력이 부정한 방법으로 사익을 편취하는 행위, 재개발·재건축 비리, 요양병원 보험금 수급 비리,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부패행위, 탈세 등 8가지 생활적폐 근절 과제를 확정했다.

채용·학사 비리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선정됐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 세습 의혹이 가장 최근 부각된 사례다. 경제적 약자에 대한 불공정 갑질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과 엽기 행각을 비롯해 사례가 넘쳐난다.

기득권 세력의 부정한 사익 편취에는 지역 토착 비리와 보조금 횡령 등이 포함된다. 최근까지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이어지면서 재개발·재건축 비리도 8대 청산 과제에 포함됐다.

안전에 쓰여야 할 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관행도 청산 대상으로 꼽혔다. 지난 9일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나 지난 1월 6명이 숨진 종로 서울장여관 방화사건 등은 모두 안전시설 미비로 인명 피해가 컸다.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1년 동안 권력형 적폐 청산에 집중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국정 교과서 정책 폐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사건 조사 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은 일상에서의 작은 불공정도, 조그마한 부조리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며 “정부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 권력적폐를 넘어 생활적폐를 청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청와대는 각 부처와 함께 8대 생활적폐 청산 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가 권력형 적폐에서 생활적폐로 청산 대상을 확장한 것은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적 체감도가 미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권력형 적폐 수사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지만 정작 국민들은 내 생활에서 달라진 게 무엇이냐 하는 의문이 많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득권 세력은 부정부패로 부당한 이득을 계속 얻고 있다. 채용 비리가 좋은 예”라면서 “권력형 적폐 수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반영돼 청산 대상을 생활적폐로 넓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민생경제와 연관된 8대 생활적폐 청산을 통해 국정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생활적폐 청산은 반칙과 특권을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개혁 등 권력형 적폐 청산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요구도 여전히 많은 상황이어서 적폐 청산의 동력이 분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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