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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영광은 영광, 상처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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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은 중국을 개혁해 오늘날 세계열강으로 바꾼 사람이다. 중국이 지금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양해의 손을 내밀었다 할지라도 굴기(堀起)를 앞세워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나라가 된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대중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덩샤오핑이 중국을 자유시장경제로 개혁했기 때문이다.

그는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지 무슨 상관이냐며 신자본주의를 과감하게 받아 들였다. 일단 백성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 것이다. 소수가 정치와 경제를 독점하던 기존의 공산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국민 전체를 잘살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했다.

사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게 엄청나게 짓밟힌 사람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과 혁명을 같이 했지만 마오쩌둥에 의해 유배를 당했다. 유배 중에 그의 큰 아들이 척추장애자가 됐다. 덩샤오핑 입장에서 마오쩌둥은 얼마나 철천지원수였겠는가. 후일 덩샤오핑이 유배에서 풀려나 정권을 잡았을 때 그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마오쩌둥의 측근들을 적폐로 몰아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이렇게 말했다. “마오쩌둥의 공은 7이고 과는 3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게 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을 더 인정했다. 그래서 톈안먼광장뿐 아니라 거리마다 마오쩌둥의 사진을 걸어놓으라고 지시했다. 마오쩌둥은 중국을 통일하고 공산화를 완성한 공이 있었지만 문화대혁명을 통해 수백만을 살상하고 나라를 가난하게 만들고 망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실제로 중국을 살린 것은 덩샤오핑이었다. 그럼에도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세력을 적폐로 몰아 처단하거나 정죄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오쩌둥의 과보다 공을 더 높게 평가해 오늘의 중국을 만드는 데 역사적, 정신적 기틀을 잡아준 위대한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그렇게 한 덩샤오핑 역시 공과 과가 있다.

다음 달이면 국민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는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격동 속에서도 국민일보가 걸어온 광야의 발걸음과 족적을 생각하면 모든 순간이 다 하나님 섭리의 손길이었다. 국민일보가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교회와 교계는 어떻게 됐을까. 수많은 시민단체와 여러 대중매체들이 교회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고 자신들의 잣대로만 비난하고 공격할 때 국민일보는 교회의 방패가 됐고 복음을 변증했다. 한국교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교계의 나침반과 이정표가 됐다.

이 일을 시작한 분이 바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다. 조 목사는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고독하고 쓸쓸하게 걸어갔다. 조 목사라고 어찌 과가 없겠는가. 하지만 그가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세운 수많은 공을 잊어선 안 된다. 영광은 영광이고 상처는 상처다. 누구에게나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필자는 지금껏 누가 뭐래도 조 목사의 공을 인정해 왔다.

지금 안티 기독교 세력들은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를 적폐로 몰아 공격하고 있다. 이분법적 잣대로 악의적 비난과 공격을 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덩샤오핑으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한다. 시대와 역사의 거울에 비춰 공과 과를 냉철히 평가하고 그 정신을 기초로 창조적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무조건 과거를 부정하고 공과 과 가운데 과만 확대해 단죄하려 하면 더 이상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없다.

국민일보 창간 30주년에 즈음해 조 목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그 이름이 비추는 빛과 그림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조 목사뿐 아니라 한국의 대형교회와 목회자들, 그들이 사회와 한국교회를 향해 밝혔던 영적·정신적 빛은 기억해야 한다. 그 빛을 기초로 새로운 시대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그들의 과도 기억하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지만.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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