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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미사일 기지 둘러싼 한·미의 상이한 시각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핵 협상에 암운을 드리우는 돌발 악재들이 불거졌다. 북한이 비밀리에 미사일 기지들을 운용하고 있음이 드러났고,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취소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내년 한·미 연합훈련 재개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이 황해북도 황주군 삿갓몰 등 13곳에 미사일 기지를 운용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SIS는 “삿갓몰 기지는 단거리탄도미사일 기지로 운용되고 있지만 태평양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미국을 완전히 속였다”면서 핵시설과 무기의 추가 은닉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씨 정권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분명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북·미 정상회담은) 안 된다”고 촉구했다. 교도통신은 13일 미국 정부가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일본 정부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언론 등을 통해 북 미사일 기지를 노출시키고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고강도 경제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전략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 반응은 한가하기 그지없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정보 당국이 군사용 위성으로 훨씬 더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미사일 기지 폐기가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을 감싸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의 발언은 미국 국무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국무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은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과는 거리를 두고 북한에 치우친 모습을 또 보여준 셈이다. 정부는 북핵 폐기를 위한 대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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