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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는 사립유치원 개혁 여망 외면하지 말라

“개혁 3법 첫 관문인 법안심사소위에서 제동 걸려… 한국당, 심사 참여해 연내 입법에 힘 보태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입법 과정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치원 개혁 3법’을 심사하려했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부로 제동이 걸렸다. 다음 주 법안심사소위를 다시 열 계획이지만 한국당 측의 태도가 완강해 입법 첫 관문인 소위 통과도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이 추진했던 오는 15일 본회의 상정은 물 건너갔고 연내 통과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가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이 일었다. 국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가방이나 성인용품을 구매한 원장이 있는가 하면 운영비로 개인보험금 을 내는 등 공금을 빼돌린 원장들도 부지기수였다. 사립유치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타올랐고 정부와 정치권도 화답해 조만간 개혁 법안이 마련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았다. 그런데 국회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유치원 개혁 3법은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다.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립유치원에도 정부 회계관리 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하고 비리로 징계를 받은 후 이름만 바꿔 유치원을 재개원하는 걸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설립자의 전횡을 막고자 원장 겸직을 금지하고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변경해 유용 시 처벌하는 내용도 있다. 또 급식의 질을 높이고 비리를 막기 위해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했다.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으로 크게 논란이 될 게 없다. 학부모들도 법안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졸속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법안 심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12월 중 별도의 법안을 제출할 테니 병합심사를 하자고 한다. 이러니 사립유치원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입법을 마냥 미룰 수 없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여론도 관심이 식기 마련이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사립유치원 측의 조직적 반발에 밀려 입법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은 유치원의 투명한 회계처리 및 사립유치원의 공정한 운영을 위한 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놓고 법안 심사는 거부하고 있으니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은 연간 2조원의 누리과정예산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지원금이 원장의 쌈짓돈처럼 쓰이고 낭비돼서는 안 된다.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다. 한국당은 법안 심사에 참여해 연내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야 한다. 발의된 법안이 미진하면 의견을 적극 개진해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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