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지금 ‘세미나 정치’… 당권 주자들 ‘액션 경쟁’ 기사의 사진
손경식(오른쪽 세 번째)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13일 국회에서 일자리정책 간담회를 열고 있다. 손 회장은 “경제심리는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 의욕은 저하돼 있다”고 우려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13일 몇 시간 간격으로 경쟁하듯 토론회, 강연회 등을 열어 정치 현안과 당의 진로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 특정 주제의 공부·토의를 명분으로 피아(彼我)를 확인하고 세를 결집하는 ‘세미나 정치’를 통해 당권 레이스를 개시한 것이다.

현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원책 파동’으로 주춤하는 시점에 맞춰 당의 기류가 새로운 지도부 선출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정진석 의원과 함께 오전 7시30분 국회에서 문재인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김재경 주호영 강석호 권성동 김영우 김학용 의원 등 비박계 의원 15명이 참석했다.

김무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와서 친박, 비박 이런 얘기가 나올수록 국민 지지가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며 “그런 경계선을 넘어 우리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다. 한 번 시도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는 ‘우파재건회의’ 모임이 열렸다. 심재철 유기준 정우택 조경태 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당대표나 원내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주최 측은 한국당 재건과 재야 우파 세력 결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당내 선거를 앞두고 친박계나 당내 비주류 주자들이 회합하는 성격이 짙었다.

참석자들은 비대위 체제를 강하게 성토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당이 어려울 때 뛰쳐나간 분들은 당 얼굴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정우택 의원), “여기 모인 분들이 엄동설한에도 당을 지킨 보수 정통파”(김진태 의원) 등 복당파와 각을 세우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본철 전 의원은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최근 만났다며 “황 전 총리가 당의 외곽에서 우파 통합과 재건에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견을 표했다”고 전했다.

정우택 의원은 오후 2시 국회에서 ‘대한민국 이대로 가야 하나’라는 강연회를 별도로 개최했다. 나경원 의원과 다수의 친박계 중진 등 2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한국당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반문(反文) 연대’를 고리로 한 보수대통합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 등에 대한 내부 간극이 큰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한편 비대위 산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당협위원장 심사를 할 때 선수(選數) 및 지역별 정치 지형적 요건 고려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당 개혁에 관한 국민적 요구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인적 쇄신 기준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비대위가 비대위에 적대적인 일부 중진과 친박계, 영남지역 의원을 주요 물갈이 대상으로 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변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도 반(反)혁신적 모습을 보이는 분들에 대해 깐깐한 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의 동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기준에 따른 쇄신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호일 이종선 심우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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