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전철] 인간의 미래 기사의 사진
제5회 세계인문학포럼(WHF)이 10월 말 부산 수영구 문화재생공간 F1963과 키스와이어센터에서 열렸다. 세계 41개국에서 찾아온 137명의 연구자가 발표와 토론을 함께 했다. 2016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이후 2년 만에 열린 이번 포럼의 주제는 ‘변화하는 세계 속의 인간상’이었다. 최근 한국과 세계의 인간상에 큰 도전을 준 사건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의 광범위한 적용과 대중적 출현이었다. 알파고의 등장은 이제 인공지능이 혁신적 컴퓨팅 파워와 빅데이터 기술을 응축하는 연구실을 넘어 인간 문화와 생활 세계의 영역으로 빠르게 침투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아침이 되면 인공지능 기반 음성 비서에게 오늘 날씨를 묻고, 밤이 되면 음성으로 알람을 예약한다.

인공지능은 미래 문명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과 문명의 키워드가 돼버린 듯하다. 기술이 삶으로 적용되는 시공간적 격차는 있지만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비교적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과 문화적 충격의 문제를 넘어선다. 특히 알파고는 인간의 신비로운 직관을 방대한 연산으로 교체했다. 이는 인간의 무늬와 그 이미지를 고민하는 인문학에도 매우 큰 도전과 질문을 던진다.

첫째, 인간 기술의 진화와 그 능력이 신성과 어떻게 만나거나 위배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인공지능의 형상이 인간과 신의 형상과 어떻게 교섭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묻는다. 둘째, 인공지능의 이미지가 인간 문화와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창출하는가의 문제이다. 인공지능은 전통적인 인간의 영혼, 지능, 신체, 사회성에 대한 학제 간 토론의 과제를 주었다. 셋째, 인공지능 기술의 글로벌 연구와 산업적 확산에 대한 윤리적 책임성을 사회공동체는 요청하고 있다.

거실 바닥의 장애물을 센서가 인지한 후 로봇청소기는 빠른 속도로 자신의 경로를 바꾼다. 스마트워치에 이름을 부르면 스마트폰은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전화를 내 손의 터치 작업 없이 걸어준다. 실로 변화하는 세계상 안에서 인공지능의 출현은 인간, 사회, 그리고 종교에 어떠한 도전을 주는가. 동시에 변화하는 세계상에 종교가 새로운 통찰과 상상력을 어떻게 제시할 수 있는가.

미래인간(포스트휴먼)의 삶은 사물과 인간과 신성의 더욱 긴밀한 결합과 경합으로 예견된다. 인간의 미래에 대한 종교적 상상력을 구상할 때 전자를 미래의 희망으로, 후자를 과거의 구습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태도이리라. 종교는 문명과 시대가 형성하는 인간상과 세계상에 대한 종합적 안목과 지혜와 연결된다. 종교적 전승과 지혜에서 인간의 본성과 미래를 묻고 그 희망을 찾는 것은 구태의연한 것이 아니다.

물론 종교적 교리의 관점에서 포스트휴먼 논의를 제거하는 태도도 문제이다. 동시에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종교적 통찰을 무시하는 태도도 문제이다. 미증유의 미래인간 이미지를 고민하는 포럼에서 신학적 토론과 쟁점도 많이 등장했다. 인간 이미지의 변화와 종교적 상상력의 변모 앞에 우리가 서 있다. 오늘의 사회는 이미 사물적인 것과 신적인 것이 빠른 속도로 결합한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자동화가 필연적이기에 이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혜롭게 인공지능 자동화의 속도와 방향과 거버넌스를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포럼에서 제시된 인류가 지향해야 할 인간 이미지는 열린 인간, 겸손한 인간이었다. ‘겸손’과 ‘인간’의 어원은 땅을 의미하는 라틴어 ‘후무스(humus)’이다. 흙으로 돌아갈 인간은 신 안에서 그 길을 찾는 존재이다. 인간은 공동체와 신 앞에서 겸손을 발견하고, 신은 인류의 내일을 새롭게 여는 희망의 근원이다. 기술문명과 인문학과 종교가 머리를 맞대며 인간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고 열어 나아가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철 한신대 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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