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첫 국회의원 출산휴가 신보라 의원 “본회의장에 아기 데려갈 수 있는 법 통과돼야” 기사의 사진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최근 업무에 복귀한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신보라(35)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월 13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가 최근 업무에 복귀했다. 한국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임기 중 출산휴가를 사용한 것은 신 의원이 처음이다. 복귀 직후인 지난 8일 신생아들이 접종받는 경피용 BCG(결핵예방) 백신 일부에서 비소가 검출되는 일이 발생하자 신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안전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기관 리스트를 공개했다. 엄마의 시선에서 출발한 의정활동의 일환이었다.

신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저도 경피용 백신을 아이에게 맞혔는데 비소가 검출됐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정작 안전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정부기관 사이트는 먹통이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엄마가 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바탕으로 한 입법 활동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법정 출산휴가 90일 가운데 53일을 사용했다. 그는 “90일을 다 쓸 것인지 고민했는데, 정기국회 기간이라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올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들이 있어 복귀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임신 중이던 지난 5월 이른바 ‘행복한 육아 4종 패키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 30대 엄마들과 함께 만든 법안들로 난임 수술, 부부 동시 육아휴직, 아빠 육아휴직, 임신·출산 정보 제공 등 4개 사안에 관한 개선 방안을 담았다. 신 의원은 “법안을 제안한 의원이 현장에 없으면 관심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후조리원에 누워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노트북으로 인터넷 국회의사 중계 시스템에 접속해 소속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상황을 지켜봤다고 한다. “어떤 이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복귀한 다음 바로 대응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하지만 ‘국회의원 신보라’와 ‘하준이 엄마’의 양립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신 의원이 복귀하면서 광주에 살던 친정어머니가 상경해 육아를 맡고 있다. 일과 중 아들이 보고 싶어지면 어머니가 보내준 아이 영상을 본다고 했다. 신 의원은 “양육은 워킹맘들의 절체절명의 고민”이라며 “아기를 맡길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믿을 만한 사람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신 의원은 임신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자 “사실 전 과정이 힘겨웠다”고 답했다. “몸은 무거워지는데, 국회 일정이라는 게 오전 7시 조찬 회동부터 시작될 때도 많잖아요. 환노위에서 주52시간 근로제를 통화시킬 때는 새벽 4시까지 심의를 했지요.”

그는 애초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지난 3월 한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9월 13일 제왕절개수술을 받기 하루 전까지도 환노위 전체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신 의원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제가 많다. 국회만 봐도 일부 의원실에서는 출산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보좌진에게 사실상 일을 그만두게 하는 등 불이익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사당도 수유실이 본관 7층에 있어 접근성·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회의장이나 주요 당의 회의장들은 2층 또는 3층에 배치돼 있다.

신 의원은 출산 전 국회의원에게도 최장 90일의 출산휴가를 법으로 보장하고, 엄마 의원이 모유 수유가 필요한 아이를 데리고 본회의와 상임위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는 “개정안이 빨리 통과됐으면 좋겠다”며 “다행히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원내대표 두 분 모두 안건이 올라오면 ‘바로 통과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신 의원은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다. 300명 의원 중 단 2명뿐인 30대 의원인 그는 “지금 한국 정치는 세대 대표성이 너무 떨어진다”며 “여성·청년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음에 출산휴가를 쓴다고 하자 일각에서 ‘임기가 있는 의원이 휴가를 쓰는 건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많았어요. 하지만 여성·청년 의원이 많아질 때에 대비해 누구나 당연하게 출산휴가를 쓸 수 있도록 제가 첫 케이스가 돼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심우삼 이종선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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