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핵융합과 사우나 온도 기사의 사진
토카막 내부의 플라스마 링. 국가핵융합연구소
지난주 중국 과학원이 1억도의 인공태양 플라스마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그런데 1억도의 플라스마를 어떻게 가둘 수 있을까. 세상에는 1억도의 온도를 견디는 물질은 없다. 열에 가장 잘 견디는 금속인 텅스텐조차도 섭씨 6000도 정도면 증발되어 날아간다. 하지만 주변 온도가 높다고 모두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열량이 전달되어 온도가 올라갈 때에만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섭씨 70∼80도 정도의 뜨거운 물에는 화상을 입을 수 있으나, 섭씨 100도를 넘는 건식 사우나에서는 아무런 화상을 입지 않는다. 공기 밀도는 물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공기 밀도가 충분히 낮으니 100도를 넘는 온도라도 피부조직을 파괴할 만큼 충분한 열량이 전달되지 않는다.

1억도의 플라스마 온도를 견디려면 저밀도의 진공상태가 필요하다. 대기압의 10만분의 1 정도의 진공에서 고온 플라스마를 만들고 이를 공중에 띄워서 가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넛 링 형태의 진공 체임버로 구성된 ‘토카막’ 장비가 사용된다. 초전도체를 이용한 강력한 자석으로 토카막 내부에 자기장을 형성해 고온 플라스마를 진공 체임버의 허공에서 링 형태로 가둔다. 1억도의 플라스마라도 진공 상태의 허공에 띄워져 있으니 설비가 망가질 정도의 열이 전달되지 않는다. 하지만 섭씨 100도의 물도 부글부글 끓으며 요동치듯이, 고온의 플라스마 또한 더욱 격렬하게 요동치며 불안정해질 수 있다. 만약 고온의 플라스마가 링을 벗어나 토카막 내벽을 치게 되면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불안정한 플라스마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 핵융합 반응이 실용적으로 발생하려면 1억5000만도 정도의 플라스마를 장시간 가두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온의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기술에 의해 미래 청정에너지 개발의 성패가 달려 있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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