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영광스럽지만 부담 커… 선수 찾아 전국 동분서주” 기사의 사진
김상식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식호는 2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E조 예선에 나선다. 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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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감독보다 ‘대행’이라는 직책명으로 더 많이 불렸다. 안양 KT&G 감독대행에 이어 대구 오리온스 감독대행, 서울 삼성 감독대행을 맡았다. 지난 9월부터는 사퇴한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의 감독대행 자리를 수행했다. 그가 정식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08-2009시즌 대구 오리온스에서의 10개월뿐이었다. 이제 김 감독은 두 번째 감독 타이틀을 얻게 됐다. 프로보다 훨씬 무겁고 힘든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한국농구 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 감독을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겸손한 자세로 유명한 그는 그러나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수비가 탄탄한 태극호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가대표 감독 부담은 있지만

대표팀 감독 대행 선임 당시의 상황을 물었다. 김 감독은 “원래 허 감독이 사퇴할 때 코치였던 저도 책임지고 함께 나가려했다”며 “하지만 허 감독이 내가 대표팀에 남아 팀을 잘 이끌어 주기를 바라셨다”고 설명했다. 직후 요르단과 시리아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는 “단기간 동안 많이 노력했지만 정신이 없기도 했다”며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행으로서 치른 두 경기에 대해서는 “시리아전은 약체긴 했지만 나름대로 의도된 대로 선수들이 잘 움직여준 경기”이며 “요르단전은 연습도 부족했고 선수도 바뀌어 걱정을 했지만 선수들이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해 이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소 어수선했던 대표팀을 잘 추스른 공을 인정받아 지난달 2일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김 감독은 “대행이던 시절에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며 “물론 대표팀 감독이 영광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부담은 더욱 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 감독의 특징에 대해서는 “소집하자마자 단기간 동안 맞춰서 해야 한다는 점”을 어려운 점으로 들었고 “대표팀은 검증되고 실력 있는 선수가 들어오다 보니 확실히 전술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직접 봐야 선수를 안다”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고 약 2주가 지나 프로농구(KBL) 정규시즌이 개막했다. 김 감독은 경기권뿐만 아니라 창원, 부산 등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읽으려고 경기장에 나갔다”며 “선수라면 누구나 잔부상이 있는데 아픈 걸 억지로 참고 뛰는지, 혹은 뛸 만해서 뛰는지는 실제로 경기장에 가서 선수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강행군 이유를 설명했다.

반드시 현장에서 지켜봐야 했던 선수 중 하나가 지난 시즌 KBL 최우수선수(MVP) 두경민이다. 두경민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5월 상무에 입대한 뒤 여름에 발목 수술을 받았다. 두경민은 이로 인해 지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이전의 경기력이 쉽게 나오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상무 경기만 3번 관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두경민의 활약을 보면 속공 상황에서 두경민이 해결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며 “상무 경기를 직접 보니 이전의 그런 경기력이 조금씩 나오기에 뽑았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상무 소속의 임동섭도 장신슈터로서 다양한 자리에서 슈팅을 성공시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선발했다.

현장에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던 선수로 양희종을 들었다. 김 감독은 “양희종은 상대 에이스의 득점력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선수다. 이런 것은 기록으로 잘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또 팀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도 좋게 봤다”고 칭찬했다.

김상식호의 키워드는 ‘몸싸움’

김 감독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리바운드와 몸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몸싸움에서 밀려나버리면 3점 라인 밖에서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며 “슈팅이 잘 들어가서 이길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몸싸움에서 밀리면 강한 상대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농구관에 맞게 오세근(200㎝)과 김종규(207㎝)라는 강력한 빅맨 자원들이 이번 대표팀에 복귀했다. 김 감독은 오세근에 대해 “지금까지의 활약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정현과 박찬희 등 한때 팀 동료였던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도 잘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장에 강점이 있는 김종규도 당연히 뽑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라건아에 대한 믿음도 크다. 라건아에 대해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30분 이상 뛰어줘야 될 선수”라며 “대학 시절 경기도 봤는데 그때에 비해 리바운드뿐만 아니라 최근 미들슛까지 장착해 더욱 좋아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기는 농구하겠다

대표팀은 결과만이 남는다. 재미있는 농구를 해도 경기에서 패하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가장 확실한 득점 방법인 속공과 함께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 농구 모두를 중시한다. 김 감독은 “빠른 공수전환을 노리면서도 수비 시에는 강력한 압박을 강조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분명 압박농구는 승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여기서 대표팀의 장점과 함께 자신의 역할을 찾았다. 김 감독은 “분명 힘들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대표팀에는 팀의 에이스급들이 모이다보니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과 기량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박농구를 구사해 선수가 힘들어할 때 그를 그대로 밀어붙이거나 쉬게 하는 판단을 하는 것은 분명히 감독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오는 29일부터 부산에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E조 예선을 치른다. 29일에 레바논, 다음 달 2일 요르단을 상대한다. 두 경기 모두 이겨야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한국농구는 인기와 성적 모두 침체기에 빠져 있다. 농구 부흥을 위해 대표팀 감독의 책임이 무거워졌다. 김 감독은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팀을 맡게 됐다.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 팬분들께서 많이 와 주시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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