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과 영남의원 향한 김병준의 선전포고 “교체 필요한 분들 있다”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김병준(사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치 않은 인물은 (내가)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를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영입해 인적 쇄신을 맡겼다가 ‘하청(비대위)에 재하청(조강특위)’이란 지적도 받았던 김 위원장이 직접 칼을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나름 당을 관찰하고 의원들에 대해 판단할 기회가 있었다”며 “조강특위가 쳐놓은 기준이 있는데, 그 그물망을 빠져나왔더라도 교체가 필요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지도부가 (해당 의원들을) 복귀시키든 말든, 혹은 (그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든 안 되든 신경 쓰지 않겠다”며 “당협위원장에 적절치 않은 분들에 대해선 비대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일 수 있는 어떠한 비판과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구상한 방안을 오늘 꺼낸 것”이라며 “지표로도 걸러지지 않는 문제 인사를 당에서 쳐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강특위+알파’의 개념으로, 조강특위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비대위원장의 인사 권한도 추가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평소와 달리 강한 어조로 물갈이 인사를 시사한 데 대해 당 안팎에선 비대위가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와 영남권 의원들을 겨냥해 선전포고를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전원책 해촉 사태’ 이후 비대위 혁신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시간에도 쫓기게 되자 상황 타개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제 비대위원장과 조강특위에 대한 당원 모두의 지지와 성원은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합의된 기준에 따라 인적 청산을 해야지, 비대위원장 개인 기준으로 청산 대상을 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큰일 날 소리다. 이 당이 사당(私黨)이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금 비대위는 현역 의원들을 교체할 자격이 없다”며 “당 수습만으로도 벅찰 텐데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뒤집힐 수 있는 일을 왜 지금 무리해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나름의 승부수를 꺼낸 것으로 보이는데 자칫 잘못하면 쇄신이 아닌 분란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심우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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