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사노위 합의 전제로 탄력근로제 국회 논의 유예 요청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문 대통령,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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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국회 논의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격렬히 반발했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처리시한을 연장해 경사노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를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받아들이겠다며 경사노위에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사노위 출범식 및 1회 본회의에서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를 논의한다면 장시간 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는 장치와 임금을 보전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다”며 “국회도 경사노위 결과를 기다려줄 것이고, 나도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앞선 21일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 지난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사항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취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제계와 노동계가 함께 탄력근로제에 대한 합의에 참여해준다면 국회 입법 과정에서 훨씬 사회적인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 말까지 노사가 합의한다면 2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가 사회 전반적인 현안에 대한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가 법적으로 대통령 자문기구인데, 자문기구는 유명무실할 수 있고 장식적 기구가 될 수 있다”며 “최대한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사노위를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생각하겠다. 경사노위 합의를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나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가 경사노위 합의사항에 구속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도 경사노위 합의사항 존중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하면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지만 경사노위가 합의하면 국회도 반드시 존중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본회의에서는 경사노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나왔다. 노동 전문인 김진 변호사는 “3∼4년 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전수 분석해보니 차령산맥 이북은 김선수 변호사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모두 담당했더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고,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친 문성현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 이런 분들이 있을 때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회의에 불참한 데 대해 “법이 개정되고 반년이나 지나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민주노총과 함께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라며 눈물을 비쳤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올 1월부터 10개월간 노력이 이 자리로 이어져 뜻깊다”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뒤 어용이라는 비난을 들었다”며 “어용은 ‘어려울 때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대화가 사회 모순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준구 박세환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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