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임상시험 심사관 증원-연수 강화… 신약개발 앞당기자”

[쿠키뉴스 창간 14주년 기념 포럼] ‘보건의료산업 규제개선-발전방향’ 토론

“임상시험 심사관 증원-연수 강화… 신약개발 앞당기자” 기사의 사진
보건의료산업 규제개선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에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앞줄 우측 두번째)과 김승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앞줄 가운데) 등이 참석했다.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수행 능력이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 장벽이 높아 신약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수행과정의 객관성·투명성을 확보하고, 종사자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쿠키뉴스 창간 14주년 기념 포럼-보건의료산업 규제개선과 발전방향’에서는 국내 임상시험 제도 발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의약품 임상시험 건수는 전세계 임상연구수의 국가별 비율에서 전년대비 0.10%p 증가한 3.51%를 기록했다. 특히 임상시험 중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38%였고, 면역항암제는 2016년 대비 31% 증가했다. 반면 지난 5년간 글로벌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계획은 연평균 9.06% 감소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제도과장은 “식약처는 임상시험 품질향상 및 대상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임상시험에 대한 책임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임상시험계획 및 결과를 미국 및 EU 수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있는 제도를 지난 10월 개정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공고문에 임상시험 명칭, 목적, 부작용 등 필수 항목을 마련했고, 임상시험 대상자의 건강상의 피해 배상 또는 보상 위한 보험가입 의무화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적 기준과 맞추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약물이상반응 보고 형식도 국제 기준으로 통일하고, 품질관리 및 모니터링 등 위험도 기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상시험 종사자 전문성 확보를 위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배포, 임상시험 전문인력 활성화 지원, 임상시험실시 지원기관(SMO) 활성화를 위한 관련 용어 정립 등을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는 식약처는 임상시험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방영주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에 대한 일부 규제가 신약개발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학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은 2006년 이후 매년 평균 18.3%의 양적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임상시험 질에 있어서도 초기 신약개발관련 임상시험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등 선진국형 패턴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임상시험의 발전에 몇몇 장애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은 제도 효율화와 합리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쉬운 점이 많다”며 “심사관마다 임상시험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식약처의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승인 거절도 많이 이뤄진다”고 토로했다. 방 교수는 “국내 임상시험 수준과 규모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심사관 수를 대폭 증원해 심사기간을 단축하고, 심사관의 지속적인 교육과 해외연수 등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심사관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빠르고 과감한 규제개혁을 요구했다.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자문위원은 “우리나라 임상은 다국적 임상을 좀 더 활성화해야한다. 중국은 선진입-후평가라는 강력한 정책을 내세우며 정부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여러 나라와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임상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에 있어 국제적 조화와 심사기준의 예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안전과 생명 보호를 내세우며 식약처만의 기준을 강조하고, 임상시험 허가를 위해 서류 등을 검토한다며 소요하는 시간이 너무 길거나 일정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이나 일본으로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김대진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산업정보팀장은 “가장 큰 문제는 산업자체가 융합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이행하기가 쉽지 않고,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의료기기 임상연구 최신규제와 설계·관리, 임상평가 수행 등에 대한 전문인력 교육 및 기술지원 등에 대한 정부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과 교수와 방영주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허가심사 자체의 문제를 지적했다. 최 교수는 “가장 도전적인 문제는 첨단기술에 대한 임상시험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심사관마다 첨단기기 평가방법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방 교수 역시 “어떤 심사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임상시험 허가가 빨리 나오기도, 늦어지기도 하고, 유사한 수준의 신청서류도 심사관이 누구냐에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며 소통의 확대를 강조했다. 임상시험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야다코리아 김영민 대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규제개혁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 대표는 “규제는 변화에 맞춰가는 과정이다. 보건의료 전체 서비스 흐름을 지켜보고 전문가와 서비스에 맞닿아있는 사람들, 즉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가 함께 논의해 개선방향을 잡아야한다”며 “현 제도나 규제는 너무 단절적이다. 임상시험을 받는 환자들의 상태나 관리에 대한 서비스는 제공조차 할 수 없도록 막혀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영세한 기업들에게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환자나 임상시험 기관에서는 시험이 안전하면서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좌장으로 토론을 이끈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영미법 국가의 경우) 규제를 많이 풀어주고 문제가 됐을 경우 수백 배로 배상하는 징벌적 배상금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며 “국가 간의 인식과 방향은 다르지만 보다 나은 방법을 정부가 고민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토론말미에 덧붙였다.

오준엽·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oz@kukinews.com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