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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일재] 포용국가로 가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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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의 공공서비스는 갈수록 확대되고 또 개선되고 있다.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개혁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한다. 그에 발맞춰 국민 생활도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현실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는데, 이를 체감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공공서비스의 혜택은 사회 구석구석까지 충분하게 닿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세심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에는 공공서비스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 도서벽지 주민들은 교통상의 이유로 병원, 행정기관의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IT에 익숙지 않은 일부 고령자에게는 남의 얘기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매일 끼니를 걱정하는 결식아동이 있고, 제도권 밖에 있어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한 학교 밖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국민들이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때 연령, 지역, 계층 간 격차를 느끼지 않도록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 장애인, 독거노인, 결식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공공의 혜택을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사라져야 한다. 정부가 정부혁신의 3대 전략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중심 행정을 추구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대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공기관이 국민을 먼저 찾아가야 한다. 특히 사회적 소외계층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예컨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벽지마을 주민들, 하루도 삶의 터전을 비우기 힘든 농민 등 관공서·보건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국민에게 공공기관이 먼저 찾아가 공공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의 보건소는 낙도 지역을 직접 찾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안군 내 의료시설이 없는 48개 섬을 한 달에 2차례 방문해 침, 뜸, 한방치료 등을 제공하는데 섬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데도, 개인 형편 상 공공서비스 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어려워 고통받는 사례가 없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일례로 많은 이들이 ‘요즘도 밥 굶는 사람이 있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각종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밥을 굶고 있다. 특히 아이들은 투표권이 없다 보니 정치적 대변자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 전주시가 4년째 결식아동들에게 아침 도시락을 전달하는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영역의 좋은 실천 사례다. 이 사업은 시민들의 관심 속에 모인 모금액으로 아동들에게 희망도서를 지원하는 ‘지혜의 반찬’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관의 협업이 따뜻한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경제성장의 과실과 복지서비스를 국민 전체가 고루 누리는 포용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도 여러 관련 사업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부혁신을 위해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최근에는 자치단체의 좋은 사례들을 모은 ‘포용국가로 가는 첫걸음, 2018 공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시책 사례집’을 각급 기관에 제공하고 기관 간 공유·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행안부는 여러 기관과 협력해 공공서비스 혜택이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도록 ‘찾아가는 행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1∼12월은 내년도 업무계획 수립을 위해 각급 기관들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다. 우리 사회에 어둡고 슬픈 그늘이 없도록 공공기관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따뜻하고 의미 있는 정책을 활발하게 발굴해 추진하기를 희망한다. 공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포용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다.

김일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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