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 뺏길라”… 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딜레마 기사의 사진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선거제도 개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명시돼 있는 만큼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만 막상 선거제에 손대면 의석을 군소정당에 뺏기게 돼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윤호중 사무총장을 필두로 선거제 개혁을 논의하는 실무조직(TF)을 꾸리기로 했다. 윤 사무총장은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기본 입장을 정리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안(案)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자는 차원”이라며 “현재까지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여나간다는 것이 확정된 당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300석인 의원 정수(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를 늘리는 것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국 정치 현실에 맞는 방식을 깊이 있게 의논해야 한다”며 정수는 그대로 가는 방향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인구비례에 따라 일정한 권역으로 나눈 뒤 지역구 당선자 수를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정당득표율이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보고 있지만 야당은 통상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왔다고 설명한다.

2015년 2월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200석, 100석으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들고 왔을 때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 정수를 369석으로 늘리는 혁신안을 제시했다. 지역구 의석은 크게 건드리지 않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방식으로, 비례성을 높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취지다. 당시에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불렸는데, 민주당이 ‘연동형’을 빼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말하면서 개념이 혼재됐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당리당략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애매모호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며 “당초 공약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아무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민주당은 의원 정수는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구에서도 의석을 얻고 비례에서도 우리 몫을 놓치기 어렵다고 하는, 거대 정당의 본전 찾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야 3당은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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