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3)]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장 박영환 교수

“국제기독교단체와 연합해 통일 토양 만들어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3)]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장 박영환 교수 기사의 사진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장 박영환 서울신대 교수가 26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100주년기념관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부천=송지수 인턴기자
2000년 봄, 당시 남북관계 및 통일을 연구하던 기독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신학대 북한선교연구소(현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 자리였다. 이들은 한 번의 모임에만 그치지 말고 연합 운동을 하자고 결의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한국기독교통일포럼이다. 이 모임은 후에 평화한국, 기독교통일학교 등의 출발점이 됐다.

서울신대 100주년기념관에서 26일 만난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소장 박영환(63) 교수는 “1999년 골방에서 오성훈(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목사와 북한선교 얘길 해보자며 연구소를 만들었는데 그게 벌써 20년이 넘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신학을 전공하고 사회봉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 교수가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북한의 사회봉사를 연구하면서다. 9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박 교수는 서울신대 기독교신학연구소에서 간간이 연구해 오던 북한선교 이슈를 떼어내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민족 복지재단,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등과 협력해 2011년까지 8차례 북한을 방문해 직접 실상을 목격했다. 또 ‘포앤매거진(the magazine for north korea mission)’을 발간해 관련 이슈를 다뤘다.

박 교수는 유례없는 남북 화해 분위기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시대가 변한 만큼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선교라는 말 대신 민족복음화란 말을 쓰고, 남북통일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앞세우고 있다”며 “언어에서도 상대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묻어나고 있다. 예전엔 상상도 못할 변화”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때에 한국교회가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과 세대, 보수와 진보, 그리고 요즘엔 남녀갈등까지 한국 사회에는 갈등이 만연해 있다”며 “지금은 전문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중재자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지 않으면 재결합이 안 된다”며 “우리 안에도 이런데 남북관계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 각자 위치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한 부류는 한국전쟁을 겪은 어른 세대, 월남한 목회자들과 성도, 탈북자들”이라며 “이분들의 마음을 치유해야만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의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 하자’ ‘조심스럽게 가자’ 등의 제안을 많이 하는데 이렇게 나가다가는 기회를 놓치기 쉽다”며 “남북문제는 남북만이 아닌 국제 정세와 직결된 문제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미리 국제기독교단체와의 연합을 통해 통일의 토양을 만들어 놓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중국 일본 미국의 교회뿐 아니라 러시아정교회를 통해서도 남북관계를 풀어갈 길들을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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