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당원권 회복·선거일자 놓고 신경전 기사의 사진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면서 당내 선거 분위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당초 이번 선거가 내년 2월 말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인 만큼 친박근혜계·잔류파 대(對) 비박근혜계·바른정당 복당파의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후보들이 계파 대결 양상을 피하는 가운데 전당대회 판세와 선거일자 등의 변수가 부상하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2일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4선의 나경원·유기준 의원, 3선의 김영우·김학용·유재중 의원 5명이다. 나 의원은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끊이지 않는 계파 간 ‘네 탓 공방’ 때문”이라며 “친박·비박을 금기어로 만들어 계파를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 중인 인적 쇄신과 관련해 “(한국당 소속 의원) 112명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방향으로 쇄신이 돼야지 112명의 대오를 흔드는 쇄신이 돼서는 안 된다”며 경계했다. 나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탄핵 당시 탈당하지 않고 한국당에 남았다. 현재 친박계 일각에서는 나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바른정당 복당파인 김영우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이 당 소속 원내대표를 뽑는데 투표권이 없어서야 말이 되느냐”며 “검찰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들에게는 즉시 당원권을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친박계와 잔류파가 주로 주장해온 당원권 정지 해제를 복당파인 김 의원이 제안한 것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계파 내부 단일화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후보들 사이에서 기존 계파 구도와 다른 움직임이 연출되고 있다. 친박계인 유재중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치나 정책을 두고는 후보 단일화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계파 간 단일화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 여전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내년 전당대회와 연계해 “특정 계파가 당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을 독식하면 안 된다”는 기류도 강하다. 이 때문에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복당파 핵심 김무성 의원이나 최근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지지세가 높아질 경우 친박·잔류파 원내대표 후보 쪽으로 막판에 표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친박계 지지를 받는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과 지지세가 높아질 경우 비박·복당파 후보에게 표가 모일 수 있다.

선거일자도 변수다. 당 지도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뒤 일자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예산안 처리와 무관하게 11월 말에 선거일정을 확정했다. 김영우 의원은 “후보들은 지금 후보 간 정책 토론은 언제 하는지, 기탁금은 어떻게 되는지 기본적인 일정도 모르고 깜깜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선거일정 확정을 지도부에 촉구했다. 일부 후보들은 복당파 중심의 당 지도부가 선거전에 늦게 뛰어든 복당파 김학용 의원의 선거운동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일부러 일정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 선거는 김성태 원내대표 임기 만료(오는 11일) 전에 실시돼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