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길을 여는 사람 기사의 사진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이 찬송을 자주 불러 ‘거두리’로 불렸던 이보한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죽자 전주 읍내 거지 200여명이 몰려와 장례를 치르고 비석을 세워 줬습니다. 생전에 거두리는 집안 세도가인 진사에게 예배당에 나오라고 수차례 권면했습니다. 진사는 “자네 체면을 봐서 다음 주엔 나감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고는 옆 고을 절로 도망갔습니다. 거두리는 절까지 찾아갔습니다. 진사가 말합니다. “오늘은 눈이 많이 쌓였으니 다음에 가겠네.” “제가 눈을 좀 쓸어 놓았으니 거기까지만 가주십시오.” 진사가 따라나섰는데 절부터 교회까지 수십 리 길의 눈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거두리가 밤새 눈을 치운 것입니다.

길을 알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길을 열어주는 일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길이 끊어지고 길이 막힌 세상입니다. 길을 가라고 재촉하는 이는 있지만 길을 만들어주는 이는 적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길이 막히면 열어주고 끊어지면 이어주는 것입니다. 관계의 길을 잇는 소통의 사람, 살길을 열어주는 생명의 사람, 그 길이 되어주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오연택 목사(대구제일성결교회)

약력=서울신대 및 신대원 졸업. 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구지방회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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