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황사눈 기사의 사진
황사는 중국에서 날아와 대기를 떠돌다 가라앉는 미세한 모래 먼지다. 타클라마칸 사막, 고비사막, 내몽골 고원지대, 지린성 남부 커얼친사막 등이 발원지다. 그곳의 건조한 모래 먼지가 상승 기류를 타고 하늘로 치솟은 뒤 편서풍과 북서계절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든다.

황사는 시각적으로 불쾌할 뿐 아니라 인간이나 가축의 호흡기·심혈관 질환과 눈병 등을 유발한다. 섞여 있는 석회 등 알칼리성 성분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물과 바다의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등의 이점이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햇빛을 가려 농작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반도체 등 정밀기기 고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동차나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고 외부 활동을 제약해 일상생활에 부담을 준다. 직·간접적 피해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있다.

황사는 오래전부터 지속된 자연현상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때 우토(雨土)가 목격됐다는 기록이 있다.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황사를 말한다. 고려시대에는 총 59건, 조선시대에는 105건의 황사 관측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태종 때 14일 동안 흑우(黑雨)가 내렸다는 기록이 나온다. 명종 때인 1550년엔 한양에서 흙이 비처럼 떨어졌고 전라도지방에는 지붕과 밭, 잎사귀에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고 한다. 황사의 공습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요즘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중국 내륙의 사막화가 확대되면서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연평균 황사 발생일수가 1980년대엔 3.2일이었지만 90년대에는 5.8일, 2000년대에는 10.0일로 늘었다. 황사는 봄철에 주로 발생하지만 겨울에도 찾아와 일상을 뒤흔든다.

지난 1일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우루무치 일대에는 황사가 섞인 눈이 내렸다. 자동차, 학교 운동장, 항공기 등에 누런 눈이 덮여 있는 장면은 충격이었다. 설렘을 안겨주는 순백의 눈은 온데간데없었다. 도시를 뒤덮은 황사눈은 재앙이었다. 우루무치에 내린 것처럼 짙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1월 20일 수도권에 황사눈이 내린 적이 있다. 황사눈은 미세먼지까지 뒤섞여 있어 건강에 해롭다. 눈이 내리면 달려나가 입으로 받아먹으며 만끽했는데…. 이젠 눈이 마냥 축복이 아닌 세상이 됐다. 황사눈이 내린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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