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후원 절반 이상 급감… 한국교회 도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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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가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한국교회가 나눔 확산에 힘써달라며 두 손을 모았다. 강민석 선임기자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62) 목사는 남 주는 걸 좋아한다. 인터뷰와 점심식사를 겸해 지난달 30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 식당에서 만난 허 목사는 밥과 찬을 내오는 식당 여성 종업원 한 명 한 명에게 작은 크래커 한 봉지씩을 건네며 ‘씨익’ 웃었다. 허 목사가 1998년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한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20년간 전국에서 연탄 4915만장을 나눴고 116만명에게 무료급식을 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힘에 부친다. 연탄 한 장 가격은 2016년 600원에서 올해 800원으로 200원 올랐는데, 연탄 후원은 10~11월 중순 기준 2016년 106만장에서 올해 43만장으로 절반 넘게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후원도 주춤하다. 당장 이달만 해도 연탄 100만장은 준비해야 에너지 빈곤층이 최소한의 난방을 하며 겨울을 날 수 있다. 허 목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호소했다.

-연탄 후원이 줄면서 가격마저 올랐으니 이중고(二重苦)인데.

“연탄 한 장으로 6시간을 따듯하게 지낸다. 가구당 한 달에 150장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중고로 당장 한 집에 돌아가는 연탄 물량이 120~130장으로 줄게 됐다. 우리가 감당하는 10만여 가구는 가스나 석유는 비싸서 쓰지 못하고 연탄에만 의존하는 빈곤층이다. 누군 주고 누군 덜 주고 할 수 없다. 다 같이 조금씩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만큼 덜 따듯하게 겨울을 보내야 한다.

지난달 중순까지 우리가 나눈 연탄이 40만장 정도인데 후원 물량 역시 43만장에 그쳤다. 비축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 달 100만장, 내년 1월에도 50만장은 있어야 겨울을 난다. 한국교회가 어렵지만 요셉과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이집트의 총리로서 7년 풍년일 때 창고에 비축한 물량을 흉년에 풀어 자기 형제들과 재회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요셉처럼 말이다.”

-기억나는 후원자가 있나.

“방송인 유재석씨다. 유씨는 2013년 무한도전 야간 연탄배달 미션을 촬영하면서 백사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이후 어떤 걸 느꼈는지 매년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연탄 7만장을 후원했고, 2월에도 후원이 예정돼 있다. 믿는 사람도 아닌데 감사할 따름이다.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연탄을 후원하고 배달하는 연예인 팬클럽들도 있다. 고무적이다.

반면 이단사이비 단체는 우리를 집요하게 공략한다. 연탄 후원이 절실한 점을 이용해 봉사하겠다고 연락하는데 모두 고사하고 있다. 순수한 나눔의 목적보다 세력 확장에 초점이 있음을 잘 안다. 이단의 물량 공세가 드센 것을 보니 경기가 어렵고 사회가 불안한 건 맞는가 보다. 한국교회가 더 깨어 있었으면 좋겠다.”

-백사마을에는 연탄교회도 있다.

“의자가 24개 있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보통 30분씩은 오시니 ‘차고도 넘치는’ 교회다. 하하. 연탄뿐만 아니고 복음을 전하려는 의도로 직분 없이 수요일과 금요일 예배만 드린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 어렵고 아픈데 많은 어르신이 연탄 후원자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겐 주무실 땐 걱정을 잊으라고 ‘걱정 인형’, 백사마을 막내인 장애아동에겐 ‘비타민 크림’,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오는 온누리교회 얼굴 없는 성도들을 위해선 볼펜 등을 준비했다. 받기만 하지 않는다. 함께 나눌 줄 안다. 한국교회의 연탄 나눔이 확산돼 대한민국이 더 따듯해지면 좋겠다.”(1577-9044·babsang.or.kr)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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