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 공동육아 모임 활발… ‘엄마랑 아가랑’ 행복해요

<2부> 교회·지자체가 돌본다 ⑫ 서울 한남제일교회 특별한 사역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 공동육아 모임 활발… ‘엄마랑 아가랑’ 행복해요 기사의 사진
오창우 한남제일교회 목사가 지난달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교회 유치부실에서 아이들이 만든 거미 인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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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한남제일교회(오창우 목사) 유치부실은 교회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난달 7일 유치부실을 방문했을 때 앞마당에서는 대여섯 초등학생들이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놀고 있었다. 2층으로 된 벽돌 건물인 유치부실은 평온한 분위기였다.

1층 거실(165.3㎡)에서 열린 공동육아모임 ‘엄마랑 아가랑’의 마지막 수업은 만들기 활동으로 진행됐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등 19명의 아이는 팔찌와 ‘액괴’(액체 괴물) 등을 만들기 위해 세 개의 방으로 각각 흩어졌다. 14명의 엄마와 교사 등이 참여했다.

요즘 액괴 만들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다. 장현주 교육전도사는 한 방에서 9명 아이와 3명 학부모 등에게 만들기 지도를 했다. 물풀을 빈 컵에 넣은 뒤 소다 한 숟가락, 물 세 숟가락을 넣고 함께 섞는다. 여기에 식염수를 두 숟가락 넣고 섞은 뒤 자주 주물러 준다. 이후 보석과 구슬 등으로 예쁘게 꾸미면 멋진 액괴가 완성된다. 장 전도사가 “액괴에 반짝이는 보석을 붙일 사람?” 하고 묻자 아이들은 모두 “저요! 저요!”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한남초등학교에 다니는 박정후(7)군은 “오늘 네 번째 참석했다. 엄마와 음식 만들기 활동을 할 때 제일 재밌었다”고 말했다. 외할머니와 참여한 함예닮(6)양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서 좋다”고 수줍게 말했다. 김옥자(61·여)씨는 “이곳에서 손녀와 추억을 만들고 지역 주민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지만 이 교회의 사역이 자랑스럽다. 손녀는 한남제일교회를 ‘우리 교회’라고 한다”며 빙그레 웃었다.

엄마들 육아 모임 교회서 하는 이유

‘엄마랑 아가랑’은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마을공동체’ 사업 중 하나로 2015년 시작했다. 지역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오창우 목사가 성도들과 지역민에게 이런 모임을 제안했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모임이 확대됐다. 교회는 공간을 무료로 빌려주고 사역자를 담당자로 세웠다. 사역자는 엄마들이 마음껏 육아 모임을 하도록 프로그램 기획과 강사 섭외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90여명이다. 보통 주 1~2회 모임을 갖는다. 평소 자주 소통하는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외에도 엄마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캘리그래피 필라테스 벼룩시장 등 다양한 활동을 이곳에서 한다.

엄마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번 이곳을 알게 되면 계속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지역에 문화센터와 어린이집 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주민 임현주(47·여)씨는 2015년부터 세 자녀와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씨는 “교회 공간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에 좋다”면서 “카페나 문화센터에 가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 마련인데 이곳에선 커피도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육아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남편이 성당 대신 교회에 다녀보라고 농담할 정도로 가족이 만족한다”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온 강신옥(40·여)씨도 “아이들이 또래와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데 교회에서 제공해주니 감사하다”며 “엄마들만의 프로그램도 좋다. 캘리그래피 등을 배우려면 가격도 비싼데 이곳에선 너무 저렴하다. 덕분에 힐링의 시간을 보낸다”고 밝혔다.

김주란(47·여)씨는 “아이들이 내성적인 성향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면서 “아이들이 만들기 활동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역 아이들 돌봄을 위한 방과후교실

교회는 이 외에도 맞벌이 부부와 다문화가정 등의 자녀를 위한 ‘드림방과후교실’을 10년 이상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교회는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학습하도록 지도한다. 16명의 아이가 참여하고 있으며 2명의 상근 교사가 근무한다. 제일기획 등 지역에 있는 기업의 재능기부 형식 후원을 받기도 한다.

드림방과후교실 김애란 원장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점이 있고 특히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숙제를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보게 된다”며 “이곳에 온 아이들은 학습 지도를 받을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또래들끼리도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귀띔했다.

교회, 지역에서 코디네이터 역할

장 전도사는 “‘엄마랑 아가랑’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으로 신앙을 갖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주민들에게 ‘엄마랑 아가랑’ ‘드림방과후교실’ 등을 위해 장소를 개방한 뒤 지역에 많이 알려졌고 좋은 교회이라고 소문이 났다”며 “우리 교회 성도들은 이에 대해 자부심이 크다. 장기적으로 지역 사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교회의 ‘아기학교’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이 접근하기 힘들다. 전도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엄마랑 아가랑’은 교회가 아닌 엄마들이 주체가 돼 운영하다 보니 만족도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교회가 제공할 때 자연스럽게 세상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며 “교회는 지역에서 이런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돈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세상에서 교회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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