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脫지방’ 가속… 일부 병원 경영난에 폐업 위기 기사의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방의 위기가 의료분야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대학병원 비인기학과 전공의 미달사태가 매년 되풀이되는가하면 지역의 중요 병원이 경영난으로 폐업 위기에 놓이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5일 대구지역 대학병원들에 따르면 올해도 전공의 지원자들의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대구 4개 대학병원 전체 모집인원은 184명이지만 지원자는 177명에 그쳤다. 영남대병원은 42명(별도정원 포함) 모집에 36명이 지원해 0.86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대구가톨릭대병원(정원 32명, 지원 29명)과 계명대동산병원(정원 46명, 지원 42명)도 경쟁률이 각각 0.91대 1에 머물렀다. 유일하게 경북대병원만 64명 모집에 70명이 지원해 정원을 넘겼다.

기피현상은 비인기학과에서 두드러졌다. 영남대병원 흉부외과·비뇨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병리과·핵의학과 등 5개 과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계명대동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흉부외과,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병리과도 지원자가 없었다. 정원을 넘긴 경북대병원도 방사선종양학과·진단검사의학과·병리과·핵의학과 등 4개 과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근무여건과 급여, 복지 등이 좋은 수도권 병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의료 양극화가 계속될 경우 지역 의료서비스의 질은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북지역도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비슷했다. 전북대병원 2019년 전공의 모집 결과 정원 45명의 외과에 40명만 지원해 미달됐고, 18명을 모집하는 치과에도 지원자가 14명뿐이었다. 산부인과·비뇨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진단검사의학과·병리과·핵의학과 등은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원광대학교병원도 30명 정원에 21명만 지원했다. 내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정원의 절반만 지원을 했고, 신경과·신경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핵의학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정부에서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전지역 대부분 대학병원들은 외과 전공의를 채우지 못했다. 다른 지역도 매년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역의 중요 병원들이 폐원 위기에 몰리거나 시설 축소를 예고하면서 지역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자치단체들도 의료공백을 채우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북 김천은 지역 유일의 산후조리원과 분만실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2차 의료기관인 김천제일병원이 산후관리센터(산후조리원)와 분만실 폐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적자 발생으로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이유다.

김천시 측에서 문을 닫지 말라고 요청을 한 상태지만 다시 운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병원 산후조리원과 분만실이 문을 닫을 경우 김천지역 임산부들은 구미나 대구 등 인근 지역으로 나가서 출산을 하거나 산후조리를 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종시 응급의료기관인 효성세종병원도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해 세종 북부지역 의료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세종시는 효성세종병원 폐업에 따른 불편과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2020년 세종충남대학병원 개원 때까지 인근 병원들과의 협력 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해 의료 공백을 막을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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