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경기도 고양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사고는 황당한 사고다. 도로 지하에 매설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대형 온수배관이 터져 섭씨 120도 안팎의 뜨거운 물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도로 등 3만㎡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 1명이 전신화상을 입고 숨지는 등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근 일부 아파트에는 밤 사이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펄펄 끓는 물에 도로가 잠기는 초유의 사태에 주민들과 운전자들은 혼비백산했다.

경찰의 현장감식 결과 매설된 지 27년이 지난 노후 배관의 파열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났다. 난방공사의 배관 관리가 부실했다는 방증이다. 온수관은 뜨거운 물이 흐르기 때문에 노후화 속도가 상수도관보다 빠른데도 그동안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배관 검사가 규정대로 이뤄졌는지, 교체 시기를 어긴 건 아닌지 조사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고 지역 도로에서 지난해 2월 세 차례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미뤄 그 전부터 누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공사가 당시 제대로 조치를 취했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어처구니없는 안전사고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안전불안지수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경기도 파주 공용화기 사격장에서 60㎜ 박격포 고폭탄 두 발이 인근 부대 유류고 옆에 떨어지는 오발사고가 발생했다. 병사와 지휘관들이 안전수칙을 지키고 조금만 긴장감을 유지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다.

서울 서북권의 통신대란을 초래한 지난달 24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10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낸 지난 10월 고양 저유소 휘발유 저장탱크 폭발사고도 주요 시설물 안전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5일 오전 파주에서 배수관 관로공사 도중 흙더미가 무너져 2명이 숨지는 등 공사장 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무시한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다.

최근 안전사고들이 잇따르고 있는 걸 당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잦은 사고가 자칫 대형 재난의 전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각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기강이 해이해진 게 사고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안전관리의 고삐를 바짝 죌 필요가 있다. 사회 각 분야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등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