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울타리 국민일보, 기독인의 참된 삶 이끌어야”

국민일보와 30년 동행한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

“한국교회 울타리 국민일보, 기독인의 참된 삶 이끌어야” 기사의 사진
박종순 원로목사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한국교회지도자센터 사무실에서 성경책을 펼쳐들고 국민일보 창간 30주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국민일보는 30년간 한결같이 한국교회와 함께 걸어왔다. 때로는 밖에서, 때로는 안에서 국민일보와 동행해온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와 국민일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인터뷰는 지난 6일 박 목사가 대표로 있는 서울 마포구 한국교회지도자센터(한지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누구보다 균형 잡힌 지도자로 꼽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거쳐 2007년 4월 만장일치로 국민일보 주식 100%를 보유한 국민문화재단 제2대 이사장에 선출됐다. 그는 초대 이사장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로부터 국민일보 사기(社旗)를 건네받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조용기 목사님이 저에게 ‘우리 신문을 한국교회가 맡아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아마 저를 한국교회의 대표로 보신 모양이에요. 그때 깃발을 건네받으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지요.”

박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출발한 국민일보가 이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신문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이사장에 이어 교계편집자문위를 이끄는 등 막중한 역할을 도맡았다. 당시 자문위원들이 역할을 잘 감당하면서 한국교회와 국민일보가 단시간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신앙상담’ 코너를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과 소통하고 있다.

박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를 지켜온 국민일보가 앞으로도 한국교회를 지킴과 동시에 견인할 책임이 크다고 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창구 역할을 하고 울타리가 돼준 게 국민일보에요. 다른 신문들 많지만 교회를 대변하고 지키면서 기여해온 것이 큽니다. 국민일보는 한국교회를 견인할 책임도 있지만 동시에 지켜야지요. 한국교회의 파수꾼이에요. 다른 반기독교 세력들이 하는 것처럼 교회를 무조건 비판하거나 침소봉대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잘못한 것을 잘했다고 쓰고 비리를 눈감아줘서도 안 되지요. 양면의 다양한 기능을 국민일보가 잘만 해주면 더 강한 신문, 신뢰받는 신문이 될 것입니다.”

박 목사는 다른 매체와 다른 국민일보의 정체성을 누차 강조했다.

“국민일보가 생존할 길은 바로 정체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신문은 독자가 왕이에요. 국민일보는 960만 기독교인의 안방 문을 어떻게 노크하고 들어갈 수 있을지 그 전략을 짜야합니다. 교회 안팎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은 망상이에요. 국민일보는 기독교인에게 승부를 걸어야합니다. 정체성을 지키면서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정치 사회 경제를 조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국민일보에서 찾아보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미디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갈수록 종이매체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사를 보면, 남들과 다를 때 살아남을 수 있어요. 과거에 흑백 TV가 없어지고 칼라 TV가 등장하면서 다들 영화는 끝났다고 했어요. 안방에서 텔레비전으로 보지 누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냐고 했지요. 하지만 지금도 작품만 좋으면 100만, 200만, 1000만 관객들이 보잖아요. 인터넷 환경이 아무리 빨리 변해도, 국민일보가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다른 소리와 말을 들려준다면 독자들이 찾을 겁니다. ‘역시 국민일보야’ ‘국민일보는 꼭 봐야겠어’ 이런 소리가 나오면 길이 보이지 않겠어요.”

인터넷 포털 시대를 넘어서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채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국민일보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유튜브의 경우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대세와 흐름은 그 방면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음세대들은 그쪽 나라 시민이니, 전문성과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선한 도구로 바꾸고 활용할 전략을 세워주길 바랍니다.”

박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가 여러 모로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본질과 비본질 중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데 본질은 외면하고 비본질에 올인하는 것 같아요. 맘모니즘에 세뇌가 돼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큰 것, 많은 것이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모든 사람들이 팽창, 성장에 올인하고 있어요. 본질인 복음으로,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갖고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서 씨름하고 아파하며 영적 전투를 치열하게 치러야 합니다.”

내년에 한국교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다. 교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역사에서 배울 교훈들을 어떻게 제시하면 좋을지 물었다.

“기독교인들이 3·1 만세운동에 앞장선 이유는 기독교의 근본정신이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자유, 인권을 사랑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이고 국가나 집단이 인간을 유린하는 것은 비기독교적인 것이에요. 이 점을 한국사회에 알려주고 현장답사와 심층 취재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인물들, 한국교회가 했던 일을 잘 조명해주면 좋겠어요. 단, 우리가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각종 이벤트를 했지만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시청 앞 광장에 나가서 대회하고 설교하고 그런 이벤트에 치중하지 않길 바랍니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로서 균형 잡힌 리더십을 발휘해온 박 목사는 지금도 한지터에서 한국교회의 다음 리더십을 키워내고 있다.

“이제 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다양한 지도력을 세워야지요. 그렇더라도 구심점과 철학은 있어야 해요. 한국교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 가지는 꼭 점검해야 합니다. 교계는 어찌 보면 가변차선과 같아서 사람도 상황도 가치관도 변하고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그럴수록 흔들리지 말아야 해요. 국민일보가 있어야 할 자리는 항상 중심입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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