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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태균] 농업직불제 이렇게 바꾸자

[기고-김태균] 농업직불제 이렇게 바꾸자 기사의 사진
김태균 경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음식에서 ‘비법’이란 말은 연구와 노력의 부족을 감추기 위한 핑계로 많이 쓰인다. 부족한 솜씨를 한 방에 메워주는 ‘맛의 열쇠’ 같은 건 없다. 설사 있더라도 하나의 요소일 수 없다. 재료, 온도 등 여러 인자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이 맛을 낳는다.” 이용재씨가 쓴 ‘식의 품격’이라는 책의 구절이다.

직불제 개편이 농업계의 화두다. 정부가 목표가격 변경과 함께 개편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쌀 생산 과잉을 해소하고, 타작물을 균형 있게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확산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직불제 개편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직불제가 면적을 기준으로 지급돼 대농에게 직불금이 집중되던 것을 개선해 소농을 배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면적에 따라 직불금 지급 단가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소농에게는 농가당 일정액을 지급해 소득을 높이고, 나머지 농업인에게는 규모가 작을수록 면적당 단가를 높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별도로 운영 중인 쌀직불과 밭직불을 통합해야 한다. 현재 논의 직불금이 밭에 비해 높고 쌀값에 따라 직불금이 달라지므로 직불제가 쌀 과잉 생산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논과 밭에 어떠한 작물을 심든, 가격이 얼마이든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면 쌀(논)에 집중된 직불금을 밭(타작물)에도 지급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쌀 수급 균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직불제 수급 조건으로 생태와 환경 관련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농지·공동체·환경·안전 등 공익적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의무를 추가해야 한다.

개편을 논의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직불제가 모든 문제를 해소하는 ‘맛의 열쇠’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농촌 인구 감소, 고령화 등 농업계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으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만한 ‘비법’이 절실하다. 그러나 제도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직불제를 통해 ‘중소농’의 소득안정 기능을 강화하고 공익적 가치를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직불제 개편이 농정 개혁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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