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물리력 행사 기준을 새로 마련한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민주노총 소속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임원 집단폭행 사건이 벌어졌을 때 경찰은 소극적 대응을 했다. 당시 폭행당한 임원은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고, 협박성 폭언을 들었다. 이에 대해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경찰이 자체 기준안을 만드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찰은 불법행위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을 허가 없이 점유하고, 물건을 부수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폭력이 일어난다면 강력한 제지를 받는 게 마땅하다. 타인의 의사에 반한 폭력이나 불법 행위는 조금이라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 그게 법치국가의 기본 중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경찰청은 ‘평화적 시위는 미신고 등 사소한 불법 성향이 있더라도 경찰력 행사를 자제하라’는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따르고 있다. 이번 정부가 인권을 중요시 여기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인권이라는 가치를 최우선한다는 방향은 지극히 맞다. 게다가 경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이나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때 과잉 대응을 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다. 한때는 폭력경찰, 정권의 시녀라는 비난과 조롱을 받았었다. 이런 흑역사에 대한 반성과 반작용으로 경찰은 공권력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민노총의 대검찰청,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한국GM 사장실 등에 대한 잇단 불법 점거에도 경찰의 공권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불법행위나 폭력까지 인권의 이름으로 보호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경찰의 치안 업무는 정권이나 지휘부의 변화와는 무관하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폭력행위는 물론이고 남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불법적 도심 점거 시위나 폴리스라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행태 등 법 무시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적극 대처해야 한다. 경찰의 과잉 대응도 그렇지만, 소극적 대응도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은 현장 지휘자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 불법행위에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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