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진실의 수호자 기사의 사진
미얀마 국적의 로이터통신 소속 와 론, 초 소에 우 두 기자는 1년 넘게 미얀마 내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슬람계 소수 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집단 살해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다 미운털이 박힌 탓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는 국제사회의 들끓는 여론에도 로힝야족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실을 찾기 위한 두 기자의 끈질긴 추적보도가 없었다면 아웅산 수치는 여전히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었을 게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망명지 미국에서 사우디 왕실의 치부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그였다. 카슈끄지 피살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차고 넘치는데도 그는 건재하다.

카슈끄지나 와 론, 초 소에 우처럼 권력의 불의에 대항해 필봉을 휘두르다 숨지거나 투옥된 언론인이 전 세계적으로 수백명에 이른다. 미국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50여명의 언론인이 살해됐고, 250여명이 투옥됐다. 목숨을 걸거나 감옥에 갈 각오를 하지 않으면 기자 생활을 포기하는 게 좋은 나라가 지구촌에 수두룩하다. 이런 나라일수록 언론의 감시 역할이 훨씬 중요한데 말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들을 포함해 기자 4명과 지난 6월 총격사건으로 기자 등 5명이 살해된 메릴랜드 지역신문 캐피털 가제트를 ‘2018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타임은 ‘수호자들과 진실에 대한 전쟁(the guardians and war on the truth)’이라는 글을 이들에게 헌사했다. 기자는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올해 실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 조사에서 우리나라 뉴스 신뢰도는 37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꼴찌다. 인터넷 언론사 급증 등 언론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언론이 시민이 아닌 권력과 자본 편에 서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기레기’라는 오명을 자주 듣는 게 우리 언론의 현주소여서 씁쓸하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요즘 진실에 대한 전쟁을 수행하는 기자의 역할과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타임이 진실의 수호자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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