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신흥국 증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홀로 호황’을 누린 미국 경기가 내년에 내리막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매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신흥국 증시는 변동성에 극도로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쿼리그룹 자산운용사 맥쿼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내년 글로벌 투자전망 보고서를 내고 “경기 침체는 아니지만 경기 둔화를 예상한다”며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시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내년 신흥국 증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시장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현상이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이다.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면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단기 국채금리와의 차이가 줄어드는데 최근 미국의 2년물 금리는 5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린다. 신흥국 금융시장을 고달프게 했던 ‘강(强)달러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4분기 들어 글로벌 투자자금은 신흥국 증시로 돌아오는 추세다. 17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주(12월 6∼12일)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1억8000만 달러가 순유입되면서 9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글로벌 주식자금이 미국에 집중한 이유는 강력한 경제 성장세를 기반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난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바로 밑(just below)’ 발언과 4분기 이후 기업실적 성장세 둔화 전망은 미국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약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이 ‘기침’만 해도 독감에 걸릴 정도로 변동성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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